북한이 31일 새벽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또 발사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신형 미사일을 쏜 이후 불과 엿새 만이라 파장이 크다. 청와대가 이날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강한 우려를 나타낸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북한의 거듭된 도발은 한반도 평화 분위기 저해는 물론, 북미 협상과 남북 대화 유지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는 내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짙다. 최근 여러 차례 한미 훈련을 앞두고 “용납 못할 군사적 도발” “판문점 회동 약속 위반” 등의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점이 이를 보여 준다. 인민군 부대까지 총동원하며 경제 건설에 몰두하고 있는 판에 한미 연합훈련을 계속하고 스텔스 전투기 F-35A를 대거 도입하는데에 대한 북한 군부의 위기감의 표출로도 해석된다. 이런 시각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8월 20일 연합훈련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군사행동에 언제까지 한미 당국이 절제된 반응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장 한국의 대북 여론과 미국의 대북 정책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현실이다. 야당에서 ‘9ㆍ19 군사합의’ 파기 주장이 나오고 미국 일각에서조차 나토식 핵 공유를 포함한 핵 억지력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연합훈련만 해도 한미 군 당국은 방어 위주의 지휘소 연습(CPX)으로 축소했을 뿐 아니라 명칭에서 ‘동맹’ 표현까지 삭제했다. 이 훈련이 전시작전권 이양을 위한 첫 번째 훈련으로 연기나 중단이 어렵다는 점을 북한으로서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공세는 미국과의 실무협상 재개에 앞선 ‘기싸움’의 의도도 있겠지만 더 이상 궤도를 이탈해서는 안 된다. 다행히 북한이 지난주 판문점에서 이뤄진 미국과의 접촉에서 “매우 조만간 실무협상에 응하겠다”고 언급했다는 걸 보면 지렛대 확보 전략 차원일 개연성이 높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실무협상을 위한 예비작업을 시인한 것도 긍정적이다. 북한은 대화 분위기를 해치는 군사행동을 자제하고 조속히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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