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젊은 정치] 릴레이 인터뷰 <18> 김선경 민중당 공동대표 (청년민중당 대표) 
 
 ※ ‘스타트업! 젊은 정치’는 한국일보 창간 65년을 맞아 청년과 정치 신인의 진입을 가로막는 여의도 풍토를 집중조명하고, 젊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기득권 정치인 중심의 국회를 바로 보기 위한 기획 시리즈입니다. 전체 시리즈는 한국일보 홈페이지(www.hankookilbo.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선경 민중당 공동대표에게 정치권에 지금 필요한 것을 물었다. 그에게선 “청년의 내일이 아닌 오늘을 위한 정치”가 절박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혜영 기자

거대 양당이 아닌, 정당의 후보로 선거를 치르는 일은 다른 마음가짐을 요구한다. 때로는 ‘낙선이 거의 유력한’ 출마 자체가 ‘세상에 당을 널리 알리기 위한’ 희생에 가깝기도 하고, 양당 위주의 선거 판에서 완주를 한다는 일 자체가 많은 노력과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탓이다.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기조차 험난한 거대 정당의 공천 논란은 어찌 보면 남의 집 잔치 같은 풍경이다.

김선경(36) 민중당 공동대표ㆍ청년민중당 대표는 지방선거 2번, 총선 1번 등 총 3번의 선거에 직접 출마했다. 모두 “민중당과 진보정치의 효용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동기가 됐다. 그런 그가 절감한 한국 정치의 한계와 세대 교체의 당위는 무엇이었을까. 김 대표는 “숱한 청년들이 비정규직으로 목숨을 잃어가는데, 만약 비정규직을 위해 더 절박하게 목소리를 낼 의원이 국회에 있었다면 과연 김용균과 같은 청년들이 그렇게 안타까운 사고를 당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라며 “목숨 걸고 일해야 했던 사람들이 더 많이 국회로 나아가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하 일문일답. 
 -출마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시죠. 

“2014년에 통합진보당 후보로 구의원에, 2016년에 민중연합당 후보로, 2018년에 민중당 구의원 후보로 출마를 했어요. 기성정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던 청년 분들보다는 선거 경험이 많은 편이죠. 처음 정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고3 때로 올라가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죠. 어떤 행동을 하기로 했던 건 대학을 다니면서고요. 철학과에 진학을 했던 것도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고, 우리 사회 근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노력의 일환이 정당활동으로 이어졌나요. 

“투표 독려 운동이 먼저였어요. 당시 지방선거로 기억하는데, ‘청년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기성세대의 편견’을 깨고 싶어서 2006년에 투표 독려 운동을 시작했어요. 당시 만 20세에서 18세로 선거권이 하향될 분위기였다가, 갑자기 19세로 타협이 됐거든요. 어쨌거나 새내기들도 첫 투표를 하는 만큼 잘 해보자는 차원에서 주변 청년들과 여러 캠페인을 했죠.

그렇게 투표 독려를 하다 보니 청년들에게 ‘우리에게는 자기 권리를 요구하고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는 점을 알려내는 게 절실하더라고요. 그래서 서울청년네트워크 대표로 일하면서는 여러 청년단체들과 함께 ‘청년 살리기 10대 법안’ 등을 정리해서 국회에 전달하고 요구하고 이런 활동들을 했어요. 10대 법안 중에는 최저임금 1만원 실현, 청년의무고용 할당제, 청년기본법 등 지금 화제가 되는 것들이 있어요.

어쨌거나 그런 투표 시간 연장 운동, 투표 독려 운동을 하던 과정에서, 결국에는 지금의 정치구조에서는 정당을 바꿔나가는 활동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해서 민주노동당에서 활동을 하고 지방선거에 출마도 했던 거죠. 이후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뒤에는 민중연합당, 민중당에서 활동했고요.”

 -청년이 당의 공동대표로 뛰는 곳이 많지는 않은데요. 

“통합진보당이 해산되고 난 뒤에 2016년에 민중연합당 창당됐을 때, 이 당을 만든 가장 큰 정치세력은 청년들이에요. 박근혜 정권 하에서 우리가 어떤 당을 새롭게 만든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비정규직과 청년을 대변하는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어요. 그런 의지가 적극 모여서 민중연합당이 만들어졌을 때, 가장 중심 세력이 된 것은 청년, 노동자, 농민이었던 거죠. 민중당으로 당이 더 커지면서 그 정신을 이어왔고요. 이 때문에 당내 권한이나 목소리의 위상 자체가 다른 당에서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지금의 국회 대표성에 관해선 어떻게 보시나요. 

“문제가 많죠. 300명의 국회의원 중에 20대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고, 30대 국회의원 2명이고. 정작 20대 국회에서 청년을 대표하는 사람은 불과 3명 정도 인 건데, 이들이 지금까지 국회에서 입법한 법안 중에 실제 청년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 어떤 것을 만들었는가라는 의문이 있죠. 계급적으로 봐도 2030 가운데서도 비정규직 청년을 대표하는 이, 이들을 위해 절박하게 싸우는 이는 누가 있는가 의문이죠. 청년기본법도 처음 등장한지 3년 째 들어가는데 손도 못대고 있고, 국회도 정권도 청년의 삶에 대한 기본 철학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봐요.

청년 모두의 문제로 일반화시키자는 건 아닌데, 비정규직 청년들 중에 흔히 이야기하는 초단기 노동자, 즉 기업에서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서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을 시키는 쪼개기 아르바이트생 등 법의 보호 밖에 있는 노동자가 엄청 많아요. 이들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선 근로기준법에서 5인 이하 사업장에는 열외를 두고 있는 것들부터 바꿔나가야 하는데 이런 고민이 국회에서 적극 이뤄지지 않는 거죠. 정부에서 청년 일자리를 고민한다면서 근본에 대해 논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성 일자리 대책만 내놓고, 국회 역시 여기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요.

만약 우리 국회에 비정규직 청년이 있었다면 과연 김용균과 같은 청년들이 그렇게 안타까운 사고를 당할 수 있었을까. 김용균씨와 같이 일하던 현장의 청년들, 조합원들을 한결같이 ‘그 사고는 너무나 예견돼 있었던 것’이라고 말해요. 문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만, 원청에 이야기하면 다 무시를 했다는 거죠.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는 청년들을 방치하는 사회, 국회에서 이들을 대변해 줄 비정규직 청년 출신이 하나 없는 현실이 모두 개선돼야 하는 거죠.”

 -어떤 제도를 손보면 ‘김용균을 닮은 의원’이 나올 수 있다고 보시나요. 

“비례성 높이기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치개혁 및 발전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당연히 추진돼야 한다고 봐요. 국회의원 권한도 대폭 축소돼야 본격적으로 ‘일하는 국회’로 변화할거고요. 이념과 뜻이 맞는 각 정당들이 필요하다면 연합할 수 있는 것도 다당제 구축에 도움이 될 테고요. 결선투표를 적극 도입할 수도 있고. 다양한 국민 다수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선거제도는 너무나 많죠.

기탁금 제도도 문제라고 봐요.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려면 기본적으로는 1,500만원이 필요한 상황이고, 선거운동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죠. 하지만 15%를 받지 못하면 선거 운동 비용은 돌려받을 수도 없고요. 청년 중에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기존 정당에 들어가서 하려고 하는 이유는 결국 여기에 있어요. 소수 정당으로 출마해 15%를 받기란 어려우니까. 우리 당의 경우에는 당원들이 함께 책임을 져주고 있지만, 기탁금이 있는 나라들을 분석해 보면 이 기탁금이 높을수록 정치장벽이 높다는 것, 정치 문화도 폐쇄적이라는 것은 분명해요. 일본과 우리나라만 이렇게 기탁금이 높은 상황이잖아요.”

 -의원 권한 축소는 왜 필수적이라고 보시나요? 

“저는 과감하게 국민 중위소득을 계산해서 평균임금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일 역시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고요. 정말 일할 사람, 원하는 사람, 매진할 사람이 국회의원을 할 수 있도록. 우리 국민들은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 극도로 거부감을 표시하는데, 본질적으로는 피부에 와 닿는 정치를 경험한 바가 없기 대문이라고 생각해요. 권한들을 상당수 내려 놓고 일을 하는 국회로 나가면 그럴 리가 없겠죠.

각 정당들이 보다 본격적으로 정책연구도 열심히 해야 하고요. 현재 국회를 구성하는 대부분이 법조인들이잖아요. 법을 만드는 전문성은 있을지 몰라도 국민 다수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지. 지금 우리 사회의 구조와 변화를 만드는 가장 빠른 길은 정치인데도, 이 권한이 특정 연령, 특정 직군 출신들에게만 몰려 있다는 것 자체는 심각한 문제죠.

많은 분들이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촛불을 통해서 대통령을 바꿔낸 정치적 경험을 한 나라가 얼마나 되겠어요. 그 이후에 그 촛불을 이끌었던 청소년, 대학생, 30대들이 지니고 있는 ‘변화를 향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오히려 기성 정치가 이걸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요. 근본적으로 바꿔내지 못하면 그 역효과가 굉장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연장선에서 선거제 개혁도 더 과감히 바꿔내야 하는 상황이고요.”

 -촛불 이후의 가장 원하는 변화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일까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인데, ‘촛불을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바꿔냈던 정치적 경험을 가진 이들’은 분명 지켜볼 거에요. 과연 무엇이 바뀌었나. 국민들이 그렇게 분노했던 사회 불평등의 문제, 정유라가 초래한 불공정의 문제, 국민의 목소리를 전혀 대변하지 못하는 정치의 문제. 이 모든 것이 얼마나 변화했을까. 여전히 정치는 변한 게 없고, 또 같은 사람이 옷만 바꾸고 구호만 바꿔서 민의를 대신하려 든다면 심판의 목소리가 나오겠죠. 우리 사회의 근본 변화를 요구하고 국민들의 목소리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한다고 봐요.

또 촛불혁명 이후에 지난해 가장 두드러졌던 현상은 ‘여성들의 거리에서의 집회’였다고 봐요. 당시 미투 관련 집회에서 나온 목소리들을 보면 정말 우리 사회의 근본변화를 요구하고 있어요. ‘우리가 세상을 부수러 왔다’ 하는 그런 구호가 나오잖아요. 그 동안 누구도 제대로 정치적으로 대변해 주지 못했던 여성들의 근본적 물음이고, 제도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였죠. 이런 근본 변화를 요구하고 이끌 수 있는 것이 앞으로 촛불 세대들의 정치활동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치 세대교체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적어도 총선이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정치의제들을 폭넓게 꺼내 들고, 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새로운 진보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청년들이 등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당을 떠나서 기존의 선을 넘는, 선을 무너뜨리는, 그런 목소리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시켰던 천만 촛불 시민들의 정치변화 열망에 응답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걸 해낼 수 있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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