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대들보인 국내 제조업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생산능력은 101.3(2015년 100 기준)으로 2016년 4월 이후 3년2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분기별로는 6분기 연속 감소로, 197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 생산능력은 ‘정상 조업 환경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의미하는데, 통계청은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자동차ㆍ조선 분야의 공장 폐쇄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달 자동차와 화학제품 생산은 부진했지만, 반도체와 조선은 회복세였다. 하지만 일본 경제보복의 충격이 반영되지 않아 7월 이후 상황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에서도 반도체 사업의 흑자 규모가 최근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6월 나타난 반등 기미가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후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국내 제조업 중 유일하게 선전하던 반도체 생산마저 꺾이면 제조업의 퇴보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제조업 침체에도 내수 경제를 떠받치던 소비와 서비스업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판매가 6월 들어 2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판매와 서비스업 생산의 동반 감소는 4개월 만이다.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이 비관적으로 바뀌며 지갑을 다시 닫기 시작한 것이다. 불황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며 장기화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우려를 지우기 힘들다. 기획재정부는 “하반기 투자ㆍ수출ㆍ소비 활성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제라도 제조업 현장의 요구를 귀담아듣고 이들이 다시 뛸 수 있게 하는 체감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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