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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메냐, 남성호르몬 낮춰야 세계선수권 출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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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메냐, 남성호르몬 낮춰야 세계선수권 출전 가능”

입력
2019.07.3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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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스타 캐스터 세메냐. AP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스타 캐스터 세메냐. AP 연합뉴스

스위스 연방법원이 여자부 육상 스프린터 캐스터 세메냐(28ㆍ남아공)에 대해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춰야 육상 800m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기존 결정을 56일 만에 뒤집은 판결이다.

AP통신은 31일 “세메냐가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주 종목에 출전하지 못할 전망이다”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스위스 연방법원은 30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주장을 받아들여 “세메냐가 재판이 끝나기 전에 여자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경기에 나서려면 약물 투여 등의 조처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5n㏖/L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세메냐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매우 실망스럽다”며 “그러나 나는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 여자 선수의 인권을 위해 싸우겠다”고 했다.

세메냐의 주 종목 800m 출전 여부를 둘러싼 세메냐와 IAAF의 법정 다툼은 육상계의 가장 큰 이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5월 세메냐와 남아공 육상연맹이 제기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 규정 철회’ 주장을 기각했다.

이에 세메냐는 스위스 연방법원에 항소했고 스위스 연방법원은 6월 4일 “재판이 끝나기 전, 세메냐는 현 상태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할 권리가 있다”고 해석하며 세메냐의 손을 들어주는 듯했다. 이에 IAAF는 스위스 연방법원에 “세메냐는 신체적으로는 남성”이라고 주장했고 스위스 연방법원은 56일 만에 생각을 바꿨다.

도하 세계선수권은 9월 27일에 개막한다. 대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터라 극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은 한, 세메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약물 투여를 해야 주 종목인 800m에 나설 수 있다. 세메냐는 이미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한다. 절대로 약물 투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세계선수권대회에는 800m에만 나설 생각이다. 주 종목 출전이 막히면 세계선수권에 나서지 않겠다”고도 했다.

재판은 1년 정도 걸린다. 세메냐는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내년 초부터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지 않아도 뛸 수 있는 여자 3,000m 경기에 출전하며 법정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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