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금ㆍ단체협약 교섭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노동조합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했다.
현대차 노조는 30일 오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개표한 결과 재적 대비 70.54%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고 31일 밝혔다.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찬반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5만293명 가운데 4만2,204명(투표율 83.92%)이 참여해 3만5,477명(투표자 대비 84.06%)이 파업에 찬성했다.
기아차 노조도 같은 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재적인원의 73.6%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투표한 노조원 중에서는 82.7%가 파업에 동의했다.
노조원들로부터 과반의 지지를 얻은 현대차ㆍ기아차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중지 결정을 받으면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양대 노조는 이미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황이다.
노조가 올해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지난 2012년 이후 8년 연속 파업하게 된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핵심 요구안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교섭 재개를 검토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일괄제시 없이 교섭을 계속 지연시키면 강력한 투쟁으로 정면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30일 올해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16차례 교섭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노조는 지난 19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3,526원(5.8%ㆍ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급 당기순이익의 3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정년을 현재 만 60세에서 국민연금법에 따른 노령연금 수령개시일이 도래하는 해의 전년도(최대 만 64세)로 바꾸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하는 것을 요구안에 담았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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