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조은누리양 실종 8일째
계곡 인근 마을ㆍ댐 샅샅이 뒤져
특공대원 250명 수색작업 투입
여중생 조은누리(14)양이 실종된 지 30일로 8일째를 맞았다. 이른 아침부터 경찰과 소방, 군 병력 등 500여명이 조양이 실종된 인근 지역을 샅샅이 뒤졌지만 조양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조양을 찾기 전까진 수색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수색이 장기화하면서 단순 실종이 아닐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별도 수사팀을 가동하고 있다.
경찰 수색은 조양 실종 당일 행적을 따라 동심원을 넓히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심 축은 조양이 실종 당일인 23일 어머니 등 일행과 함께 물놀이를 위해 찾았던 청주 내암리 계곡. 조양 일행은 당시 물놀이 장소에서 1.2km 상류 지점의 무심천 발원지를 보기 위해 산행에 나섰고, 조양은 500m지점에서 “벌레가 많아 더는 못 가겠다”며 먼저 물놀이를 하던 곳으로 내려갔다. 때문에 조양의 하산길 주변 중심으로 수색을 벌이던 경찰은 수색이 장기화하면서 수색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다.
경찰은 무심천 발원지에서 흘러가는 물줄기를 따라 인근 댐까지도 수색을 확대했다. 지난 25일 폭우가 쏟아진 상황을 감안하면 조양이 강물에 떠내려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댐까지 확대한 수색에서 조양 흔적은 발견할 수가 없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앞으로 산세가 험해 접근이 어려운 지역 위주로 수색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30일 수색작업에는 특공여단과 기동부대 등 특공대원 250명도 처음으로 투입됐다. 경찰은 8일째 수색에 별다른 성과는 없지만 조양을 찾을 때까지 수색작업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실종 사건에서 5일 만에 구조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경찰은 단순 실종이 아닐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인력 또한 투입했다. 수사팀은 조양 어머니 등 일행의 진술에 따라 우선 당일 조양의 행적을 재구성하는 작업부터 시작하고 있다. 실종 당일 조양이 중도에 하산한 시간은 오전 10시40분. 조양 어머니 일행은 무심천 발행지까지 산행을 계속했고 목적지에 도착한 일행 가운데 조양 어머니 친구의 아들인 초등생 2명이 조양을 뒤쫓아 내려간 시간이 11시쯤. 초등생 2명이 1.2km를 달려 내려간 물놀이 장소에 이미 조양은 없었다고 한다. 조양 어머니 등 나머지 일행도 11시50분쯤 물놀이 장소로 도착했지만 조양은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 물놀이 장소에서 표지석까지 걸어서 20분 거리임을 감안하면 조양이 하산한 10시40분부터 초등생 2명이 물놀이 장소에 도착했을 것으로 보이는 11시20분까지 대략 40분 만에 조양은 거짓말처럼 사라진 것이다.
이날 찾은 내암리 계곡에선 실제 중간 지점부터 날파리가 들끓었다. 얼마 전 내린 폭우로 가는 길은 중간에 끊긴 곳도 눈에 꽤 있었다. 산길도 험하지 않았다. 특히 중간 지점에서 물놀이 장소까지 이어진 길은 사실상 외길이라 길을 잃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였다.
수색 작업이 장기화하면서 조양 가족들의 애간장은 타 들어가고 있다. 조양의 아버지는 “아이가 말은 느리지만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할 정도로 인지 능력에 큰 문제가 없는 편”이라며 “길눈도 밝고 되돌아온 길은 꼭 찾아서 돌아가곤 했다. 내암리 냇가는 3~4번 온 적이 있어 하산 도중 길을 잃어버렸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본다”로 경찰에 진술했다.
청주=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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