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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서도 ‘도로 친박당’ 자성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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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서도 ‘도로 친박당’ 자성론

입력
2019.07.30 18:34
수정
2019.07.3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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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인사들 핵심 당직 싹쓸이… 비박계, 내년 공천 불안감 고조

황교안 체제 불만 곳곳서 나와… 김세연 “도로 친박당 부인 어려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위-국가안보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위-국가안보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도로 친박당(친박근혜당)’으로 돌아갈 조짐을 보이자, 비박계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박근혜’라는 이름이 당 주변을 맴도는 한 당의 미래는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황교안 체제 출범 이후 친박 인사들이 핵심 당직을 독점한 데 이어 최근 들어선 ‘박근혜당’임을 노골적으로 내세운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과의 총선 연대설까지 거론되는 지경이다. 황교안 대표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친박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당에 온 것이 아니다”라며 “’도로 친박당’ 조어를 언론이 만드는 것은 구태라고 생각한다”며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세연 의원은 3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당이 도로 친박당처럼 가고 있느냐’는 질문에 “부인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달 초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과 홍문종 우리공화당 대표가 만나 내년 총선 연합공천을 논의했다는 설과 관련, 김 의원은 “이런 논의가 있다는 사실 것 자체가 당에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의원은 “보수대통합이라는 당위가 있지만,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하고, 누가 바람직한 통합 파트너인지 등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해 ‘묻지마 식 선거 연대’에 반대했다. 김 의원은 얼마 전 당 지도부로부터 여의도연구원장 사퇴 압박을 받는 등 친박계의 표적이 돼 있는 터다.

홍준표 전 대표도 친박계 견제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극우만 바라보면서 나날이 도로 친박당으로 쪼그라들고 있으니 국민들이 점점 외면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인) 2016년의 새누리당으로 회귀하고 있다.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고 비판했던 장제원 의원은 30일 “노선과 좌표가 명확하지 않으니 과거 세력들의 반동이 강하게 일어나면서 ‘구체제의 부활’이 가능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되고 이로 인한 기이한 악재들이 반복되고 있다”며 “변하지 않는 보수는 수구”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이후 박맹우 사무총장부터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위원장, 유기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까지, 옛 친박계 의원들이 핵심 보직을 차지했다. 3명 모두 비박계 인사와의 경쟁 끝에 당직과 국회직을 거머쥐었다. 지난 2월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사무총장, 대표 비서실장, 전략기획부총장, 대변인 등 주요 당직을 친박계가 싹쓸이한 것이 ‘친박계 부활’의 시작이었다.

‘도로친박당’ 논란에 직면한 황 대표는 “우리 당에 친박ㆍ비박은 없고 나는 친박에 빚진 것이 없다”고 해명에 나섰다. 여름 휴가 중인 황 대표는 30일 예정에 없었던 당 출입기자 오찬간담회를 열어 “전당대회에서도 총리실 사람들 도움을 받은 것”이라며 친박계 지원설을 일축했다. 이어 “내가 박근혜 정부에서 일했다는 것이지, 그때 정치를 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당 지도부가 거듭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중도층을 중심으로 한 민심은 이미 떠나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10%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그간 내내 침묵하다 황 대표가 흔들리자 쓴 소리를 하기 시작한 비박계에 대한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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