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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창 전 한국당 비대위 청년특위 위원 “한국 정당, 정치 신인 키우려는 노력 기울여야”

입력
2019.08.0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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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젊은 정치] 릴레이 인터뷰 <22> 최민창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여성청년특별위원회 위원

※ ‘스타트업! 젊은 정치’는 한국일보 창간 65년을 맞아 청년과 정치 신인의 진입을 가로막는 여의도 풍토를 집중조명하고, 젊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기득권 정치인 중심의 국회를 바로 보기 위한 기획 시리즈입니다. 전체 시리즈는 한국일보 홈페이지(www.hankookilbo.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민창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여성청년특별위원회 위원은 젊은 정치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청년을 ‘미래’로만 보는 시각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혜미 기자
최민창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여성청년특별위원회 위원은 젊은 정치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청년을 ‘미래’로만 보는 시각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혜미 기자

‘부산 사는 고3 수험생 열불이 터져서 이래 올라왔습니다.’

2016년 10월,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온 나라가 들썩일 때, 부산에 살던 고등학생이 박 전 대통령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광화문에서 벌였다. 그랬던 그가 2018년 7월 출범한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명단에 최연소 인사로 이름을 올렸다.

최민창(20) 전 한국당 비대위 여성청년특별위원회 위원은, 청소년 시기부터 왕성한 정치 행보를 보였다. 광장에서의 1인 시위 외에도 ‘청소년 정치참여’와 관련한 국회 간담회에서 청소년을 대표해 발제를 하기도 했다. 바른정당에서 청소년특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 6ㆍ13 지방선거에서 서병수 부산시장 자유한국당 후보 캠프에서 청년대변인으로 일하다가, 같은 해 꾸려진 한국당 비대위에서 최연소 위원으로 위촉됐다. 여러 당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지만, 그는 아직까지 당적을 가진 적이 없다. “정말로 확신이 드는 당에 입당하겠다”며 외부의 청년 인사로서 바라본 여의도 정치 풍경은 어떠할까. 최 전 위원을 만나 직업 정치인을 꿈꾸는 청년들의 노력과 좌절에 대해 들었다. 그가 6월 초 군에 입대한 관계로, 인터뷰는 지난 5월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진행됐다.

◇ 이하 일문일답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 등을 넘나들며 활동했다.

“우선 정당 가입은 만 18세가 되어야 하는데, 생일이 지나지 않아 당적 없이 외부 인사로 활동한 이유도 있어요. 청소년 시기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어요. 당시엔 ‘한국청소년유권자연맹’에서 활동하며 참정권 운동에 주력했죠. 대학생이 되고 나서부터 정당이나 현실 정치에 더욱 관심을 쏟았어요. 2017년엔 바른정당 청소년특별위원회 초대위원장을 맡았고요. ‘바른정당을 지지하는 청소년들의 포럼’을 만들기도 했죠. 지난 지선 때에는 서병수 자유한국당 부산시장 후보 캠프에서 일했어요. 다만 당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많아서 ‘진짜 이 당이 괜찮다’는 확신이 들 때 가입하려는데, 안타깝게도 아직 그런 당이 없네요.”

-현존하는 한국 정당에 회의적인 까닭은.

“진영논리죠. 기성 정치인부터 진영논리에 천착하다 보니 각 당의 청년들도 좌우로 나뉘어 치고 박고 싸우는 일이 만연해요. 외부에서 바라봤을 때 각 당의 대학생위원회나 청년위원회에서 ‘청년 문제’를 많이 다룰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청년들도 국회에서 의원들이 싸우는 이슈를 그대로 갖고 와서 싸우고 있어요. 보다 보면 이게 새롭고 신선한 청년 정치판인지, 기성 정치판인지 싶다니까요.

-여전히 기성 정당에는 정치인을 꿈꾸는 청년이 많은데.

“청년은 절대 (비례대표 명부) 번호를 못 받을 걸요. 정당은 정당에 들어온 사람을 절대 키워주지 않아요. 밖에 있는 이들은 ‘설득의 대상’으로 보지만, 당 안에 들어온 청년을 두고는 ‘우리 당에 왔으니 당연히 희생하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여의도를 기웃거리는 청년들에게 물어봐도 다 그렇게 답할 걸요. ‘정당은 절대 정당 내에 들어온 청년들을 키워주지 않는다’라고요. 공천 때가 되어도 기초 의회에나 줄까, 중앙에는 자리를 주지 않는다고 보면 돼요.”

-당에 있다가 떠나는 청년도 많은가.

“대다수 청년들이 정당에서 활동을 하다 괴리감을 느껴 나가요. 혹은 정당을 벗어나 싱크탱크(정책 연구소)나 관련 단체 등으로 옮기죠. 오히려 유능한 청년들은 그런 곳에 많아요. 정당 내 계파 싸움이나 진영 논리, 줄 타는 문화가 싫어서 차라리 정치 말고 정책을 해보자고 나간 사람들이죠.”

-그들이 당을 떠나는 주된 이유는.

“당직자는 당에서 돈이라도 받지, 청년위원회나 대학생위원회 활동하는 이들은 돈을 받고 하는 게 아니에요. 완전히 봉사나 다름 없죠. 그렇다고 해서 당 내에 인재 육성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역량을 쌓아 차곡차곡 올라가는 건 불가능이에요. 지금의 정당들이 인재를 키워서 체계적으로 원내에 진출 시킬 시스템과 의지가 없어 보여요. 그러다 보니 선거철엔 외부인사 반짝 영입으로 해결하고요.”

-생계를 꾸리는 문제도 크겠다.

“정당 내 ‘열정페이’에 대한 인식 차가 심각해요. 바깥에선 의원들이 열정페이를 없애자고 말하지만, 막상 정치판에 뛰어드는 청년들은 열정페이를 감수하기를 바라요. ‘우리가 너희에게 정치라는 기회를 주고 있으니 감수해야 한다’는 식이죠. 생계 때문에 떠나는 분들도 물론 많고요.”

-그 외 청년들을 떠나게 하는 문화가 있다면.

“’꼰대 문화’죠. 정당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청년들이 많이 오면 보기에 좋잖아요. 대학생위원장이나 청년위원장을 통해 젊은 친구를 불러오라고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그런 조직을 많이 동원해야, 소위 당의 ‘어른들’에게 잘 보이며 올라갈 수 있는 거죠.”

-정당에서 키워진 인재가 정치인으로 성장하려면.

“당에서 ‘활동’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청년 당원들도 당내 청년 조직의 직함들이 ‘감투’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 알거든요. 이왕 당에 헌신하는 대학생위원장이나 청년위원장 등을 체계적으로 키우고 또 국회 보좌진이나 인턴 등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생계를 해결하면서도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함으로써 정무적ㆍ정책적 판단 할 수 있는 이들이 정치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요. 한국의 모든 정당의 루키들은 자기가 스스로 커야 하는 상황인데, 운이 좋으면 괜찮은 의원이 키워주거나 자리를 만들어주거나 하는 식이거든요.”

-여전히 ‘직업인으로서의 정치인’을 꿈꾸나.

“고등학생 때까지는 정말 그랬죠. 그런데 지금은 스스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이 커요. 정치적 이해관계나 공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점도 그렇고요. 흔히 ‘정치하면 집안 말아먹는다’는 말도 하잖아요. 기탁금 몇백만원도 감당하지 못하고 생계도 해결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요즘은 국회 보좌진으로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일단 군부터 다녀오고요.”

-젊은 정치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한 마디를 하자면.

“’청년은 현재다’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보통 청년은 ‘미래’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이들은 이미 존재하고 사회 안에서 역할을 하는 ‘현재’에요. 변화의 주체를 계속 미래라고 미루기보다, 이들이 현재의 틀 안에서 변화를 일으켜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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