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극 수트(EMS)를 입은 고객을 강한 전류로 실신하게 한 헬스클럽 트레이너가 금고형을 선고 받자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고객이 거부 반응을 보였지만 무시하고, 후속 조치도 제대로 하지 않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대전지법 형사항소3부(송선양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6)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금고 8개월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헬스 트레이너인 A씨는 지난 2017년 8월 21일 오후 9시쯤 대전 서구 모 트레이닝센터에서 전기자극 수트를 입은 고객 B씨에게 갑자기 강한 전류를 보내 실신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EMS는 전기로 근육을 자극해 운동효과를 높이는 트레이닝 기기다. 사고 당시 B씨는 갑작스러운 전기 자극에 양팔을 들어 반응했지만, A씨는 플러스(+)을 눌러 전류를 B씨의 EMS에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B씨는 전치 6주의 뇌출혈, 전치 8~12주의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 등의 피해를 입었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EMS에 흐르는 전류의 강도를 조절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고객이 전기 자극에 양팔을 드는 방식으로 반응했지만 피고는 이를 간과하고 그대로 플러스 버튼을 눌러 피해를 줬다”면서 “B씨에 대한 피해회복 조치를 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고의 업무상 과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입은 피해자의 상해 정도도 중하다”며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원심의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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