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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일본 부품 사재기… 2,3일 걸리던 수입기간 1주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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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일본 부품 사재기… 2,3일 걸리던 수입기간 1주일까지

입력
2019.07.31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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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내달 2일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앞두고 업계 혼란 

 이달 중순께부터 선주문 급증, 수출규제 미해당 품목까지 여파 

한 반도체 부품 공장의 모습. 연합뉴스
한 반도체 부품 공장의 모습. 연합뉴스

일본이 다음달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아직 수출 규제조치가 시행되지 않은 일본산 소재 공급에도 차질이 생기는 등 국내 전자업계가 혼란을 겪고 있다.

일본의 추가 규제 이전에 일본산 소재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국내 업체들의 주문이 폭주하면서 일시적으로 소재 공급 물량의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재 분야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유럽과 대만 업체들은 이번 사태를 기회로 보고 한국에서 영업을 확대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3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D램이나 반도체 PCB(인쇄 회로 기판)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일본산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고순도 불화수소 등의 소재 수입이 최근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재에 따라 상황이 다르지만 메모리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불화크립톤(KrF), 불화아르곤(ArF) 등의 감광액은 수입에 1주일 이상 시간이 걸리고 있다. 불화크립톤 등은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아직 취하지 않아 이달 초만 해도 수입에 걸리는 기간이 2~3일에 불과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소재 업체들이 물량 부족으로 소재 공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안내를 국내 업체에 하고 있다”며 “상황 악화에 대비해 국내 업체들이 이달 중순쯤부터 일본에 추가 주문을 잇따라 넣은 게 물량 부족 사태를 빚은 주요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사뿐 아니라 반도체 PCB(인쇄 회로 기판) 등을 생산해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는 협력사들도 일본산 소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품질이나 순도 차이는 있지만 PCB제조에도 감광액이나 불화수소, 회로 기판 부식을 막는 도포액 잉크 등이 필요한데, 역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후 국내업체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일시적인 물량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PCB 제조사 관계자는 “일본산 불화수소 공급이 지연되고 있어, 한국산 불화수소로 대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불화수소 외 일본산 다른 소재까지 공급이 지연될 경우 이를 모두 국산 제품이나 다른 국가 제품으로 교체하기는 어려워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완성품 제조사 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1차 협력사의 일본산 소재 의존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에 일본 부품이 공급되는 비중은 각각 15.8%와 13.8%로 삼성전자보다 2배 이상 높다. 2~3차 협력사 중에는 일본산 소재 활용 비중이 50%에 달하는 곳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소재 업체들의 경쟁 상대인 유럽과 대만 업체 등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유럽과 대만 소재 업체들은 일본이 한국에서 오랜 기간 구축한 영업망을 뚫지 못해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었다.

독일 소재 업체 관계자는 “최근 한국 반도체 협력사들의 소재 구입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장기화 될 것으로 보고 한국 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을 늘리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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