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연맹 “유벤투스ㆍ세리에A에 항의 서한”
‘호날두 노쇼’ 사태를 부른 유벤투스 내한경기 주최사 더 페스타가 사면초가에 놓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더 페스타에 대한 위약금 청구 절차에 돌입한 데 이어 경찰은 이번 사태 관련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 더 페스타 측은 보상 및 사과에 대한 움직임을 여전히 미루고 있다.
프로연맹은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팀 K리그(K리그 선발팀)’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를 주최한 더 페스타를 상대로 계약 불이행에 따른 위약금 산정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연맹 관계자는 “호날두가 나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팬 미팅도 제대로 열리지 않았으며, 경기에 2군 선수들의 비중도 높아 위약금 발생 항목이 많다”라며 “위약금 명세를 정확하게 산정해 조만간 더페스타에 청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맹은 더 페스타와 유벤투스 친선전과 관련한 계약서에 △호날두의 45분 이상 출전 △1군 선수 출전 비율 △팬미팅 성사 등 4~5가지 위약금 항목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항목별로 걸린 위약금은 1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더 페스타에 의견을 묻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관계자들은 대회 이후 이날까지 강남구 세곡동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연맹은 이와 더불어 이탈리아 프로축구를 관장하는 세리에A 사무국과 유벤투스 구단,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유벤투스의 계약 위반을 명시한 공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유벤투스가 킥오프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 당일 킥오프 시간 조율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를 한 내용을 담았다. 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파벨 네드베드(47) 유벤투스 부회장은 경기 직전 “킥 오프를 9시로 늦추지 않으면 위약금을 내고 경기를 취소할 것”이라며 협박에 가까운 제안을 한 데 이어 또 다른 관계자는 “경기 시간을 전ㆍ후반 각 40분에 하프타임을 10분으로 줄이자”는 황당한 제안을 했다고 한다. 연맹 측은 “유벤투스가 오랜 기간 수많은 한국 언론과 축구 팬들에게 쌓아온 명성이 하루아침에 없어져 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도 ‘호날두 노쇼’ 관련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서울경찰청은 관련 사건들을 수서경찰서에 배당했다. 전날 한 변호사가 유벤투스 내한 경기를 총괄한 주최사 더 페스타와 유벤투스, 호날두를 사기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발한 데 따른 조치다. 수서경찰서는 조만간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