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조각가 박은선, 마리오보타 참여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 세계적인 유명한 박은선 조각가와 마리오보타건축가가 참여하는 미술관이 세워진다.
30일 신안군에 따르면 전날 군청회의실에서 박우량 군수를 비롯해 이탈리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박은선(54) 조작가와 세계적인 건축 거장 마리오보타(76)가 참석해 인피니트 조각공원과 미술관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군은 미술관 토지를 마련하고, 마리오보타는 미술관 건축 디자인에 참여하며 박 작가는 작품 전시와 미술관 운영 등에 협력키로 했다.
군은 하나의 섬에 하나의 뮤지움을 건립하는 ‘1도(島) 1뮤지움’ 아트프로젝트 일환으로 최근 천사대교가 개통된 자은도 일원에 150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미술관 건립에 들어갈 계획이다.
군은 인피니또(INFINITO)는 무한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올해 처음 제정된 섬의 날(8월8일)을 기념하고 섬과 섬을 무한히 연결하는 영속성에다가 박 작가 작품의 주제인 무한 기둥의 철학적 의미를 담았다.
미술관은 관람객에게 여유로운 일상을 선사할 정원과 야외 조각 전시장, 상설전시, 기획전시, 카페, 책방, 세미나실 등이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문화센터 역할을 수행한다.
전남 목포시 문태고등학교 출신인 박 작가는 경희대에서 조소학을 전공했으며 이탈리아 카라라 예술국립아카데미를 졸업했다. 지난해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이탈리아 조각의 성지 피에트라산타시가 매년 최고의 조각가에게 수여하는 ‘프라텔리 로셀리’상을 받았으며 동양인으로는 일본인 조각가 2명에 이어 세 번째다.
1993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27년째 피에트라산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 작가는 작품의 특징이 화강암을 교차시킨 줄무늬 기둥, 구, 정육면체 등 돌의 균열에 있다. 인간의 생명력과 이중성을 은유한다.
이탈리아 중서부 대도시 피사 국제공항에서 지난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전시회를 열고 있다. 미국 휴스턴에서도 7월부터 10월까지, 그리고 섬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목포에서 8월부터 10월까지 삼학도 일원에서 전시회를 가진다.
또 마리오보타는 스위스 출신으로 서울 강남구 교보타워, 삼성미술관 리움을 설계한 건축계의 거장이다. 벽돌을 사용해 탑을 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벽돌과 탑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이나 프랑스 에브리 대성당에 잘 나타난다.
박 작가와 마리오보타와의 인연은 2015년 박 작가가 로마시 초대로 전시회를 열 때 마리오보타 측에서 개별적인 만남을 제의했고 이를 박 작가가 수락하면서 시작됐다. 두 명의 예술가가 서로의 작품에 대한 존경심과 공감대를 형성해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박 작가는“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신안 섬의 가치와 가능성을 봤다”며“섬의 날을 기념해 고향에서 전시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마리오보타도“섬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건축물을 구상하고 있다”며“미술관이 복합문화센터의 기능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군수는“세계적인 두 작가가 신안 아트프로젝트에 참여해 기쁘다”면서“미술관 건립과 운영에 대한 독립성을 위해 별도의 조직이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8월 중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내년 초에 사전평가, 투자심사와 같은 행정절차를 이행하고 2021년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