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이 많이 됐었죠.”
무려 4년이다. 노민우가 오랜 공백기를 깨고 MBC ‘검법남녀2’의 강렬한 ‘빌런’ 장철로 돌아왔다.
다중인격 연쇄살인범으로 장철과 닥터K를 넘나들며 안방극장에 소름을 선사한 노민우는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넘어 ‘연기력 재평가’라는 의미 있는 성과까지 거뒀다. 오래 기다려온 순간인 만큼 더욱 뜻 깊은 결과다.
“2월부터 촬영을 시작했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훅 지나갔어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좋은 인연들이 많이 생겨서 기뻤던 작품이었어요. 사실 4년 만의 복귀에 부담이 컸었거든요. 오랜만의 복귀작이라고 하기에는 역할이 너무 어려웠고,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는 3중인격이라는 설정이라,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하는 부담감이 있었죠. 그렇지만 한편으론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군 제대 후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만큼 기존에 출연해 왔던 작품들과 비슷한 결의 작품보단 ‘검법남녀’를 선택하는 게 맞다고 주변에서도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도전을 결심했는데, 정말 하길 잘 한 것 같아요.(웃음)”
2004년 트랙스로 데뷔한 이후 2008년 영화 ‘쌍화점’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에 입문한 노민우. 이후 그는 ‘태희혜교지현이’ ‘파스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신의 선물-14일’ ‘최고의 결혼’ ‘먹는존재’ 등을 통해 배우로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러나 2015년 출연작을 끝으로 노민우는 4년간 긴 국내 활동 공백기를 가졌다. 그 사이 군 복무도 마쳤다.
“뭐랄까, 20대 때는 배우로서 작품에 접근하는 태도가 확실히 어렸다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경험이 더 미흡하기도 했고. 그래서 모니터링을 할 때마다 뭔가 진심을 다해서 한 게 보여지지 않는다는 부분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그건 확실히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적을수록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 있어서 4년의 공백기가 저를 조금 더 진지하게 만들어줬던 것 같아요. 누구나 자신의 직업을 내려놓은 채 보내는 4년이라는 시간에서 오는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는 클 거예요. 저는 그 시간에 군대에도 있었고, 본의 아니게 배우나 가수, 아티스트로서의 노민우는 내려놓고 인간 노민우로서 있는 시간을 가졌었죠. 덕분에 지금까지의 삶에 있어서 잘했던 점과 부족했던 점을 정리해 보게 됐고요. 하나하나 다 써보다 보니 다이어리 한 권이 다 채워졌어요.(웃음) 제가 쓴 것들을 다시 읽어보고, 해결책들을 디테일하게 찾아봤죠. 예전에 소속사 분쟁도 있었고,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경험으로 쌓이면서 이번 작품처럼 어려운 역할에 들어갈 때도 조금 더 무덤덤하게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잘해야지’ 하는 생각 때문에 경직되지 않고, 내려놓고 하는 부분들이 저를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어요. 시청자 분들께서 ‘검법남녀’ 속 장철이나 닥터K를 재미있게 봐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지난 4년을 헛되이 보내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실제로 노민우는 극 전반을 압도하는 연기력으로 ‘노민우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시즌을 마쳤다. 특히 최종회 말미에서는 생사가 불분명했던 장철(닥터K)이 살아있었으며, 도지한과 손을 잡는 모습이 그려지며 시즌3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까지 높아졌다. 노민우의 기다림과 간절했던 준비가 제대로 빛을 발한 셈이다.
“너무 기쁘죠. 오랫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노력한 만큼 알아봐주시는 날도 오는 것 같아서 기쁘고, ‘재발견’이라는 칭찬들에 너무 감사 드린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한편 MBC의 첫 시즌제 드라마 ‘검법남녀’의 두 번째 시즌인 ‘검법남녀2’는 지난 29일 최종회 시청률 9.9%를 기록하며 호평 속 종영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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