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미스코리아 ‘미(美)’ 이다현
▲나이: 22세
▲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장래희망: 예술가
-한국무용은 나의 뿌리
3살 때부터 시작했던 한국 무용은 저의 뿌리에요. ‘예술’ 전반이 제 인생이지만, 그 중심에는 늘 무용이 있었거든요.
‘리틀 엔젤스’ 활동을 하면서 어릴 때부터 미국 케네디센터,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등 세계무대부터 세종문화회관, 유니버셜아트센터 등 국내 유수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었죠. 모두 그냥 이다현으로는 할 수 없었고, ‘리틀 엔젤스’ 이다현이라 가능했던 일이었어요.
미스코리아에 지원했을 당시에도 심사 과정에서 많은 분들에게 무대 매너가 좋다는 평을 들었었는데, 그 역시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해외 공연을 다니면서 단체 생활도 많이 했는데, 그 때의 경험 역시 합숙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됐고요. 한국 무용을 계속 전공하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원을 다녔는데, 그 곳에서도 색다른 경험들을 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지금 저는 무용뿐만 아니라 가야금, 장구, 상모 등 다양한 악기도 다룰 수 있게 됐죠. 선화예술중학교, 선화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오며 배울 수 있었던 많은 것들 역시 저에게 어마어마한 자산이 됐죠.
-천생 무용수? 알고 보면 ‘반전의 끼쟁이’
다들 저를 처음 보시면 조용하고 어딘가 새침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고들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저는 ‘반전의 아이콘’이에요.(웃음) 행동묘사도 잘하고 다른 사람들을 따라 하는 것도 잘하죠. 남들을 웃길 땐 희열도 느낀다니까요. 덕분에 매일 개인기는 성장 중이에요. 하하. 저 하나 망가지면 어때요. 다른 사람들이 저를 보고 웃을 때 기분이 좋더라고요.
저의 이런 끼가 비단 ‘웃음’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에요. 남들 앞에 서는 것도 좋아하고,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부딪히는 것들을 망설이지 않는 편이다 보니 자연스레 다양한 재능 발견으로 연결될 수 있었죠.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제 전공이었던 한국 무용 외에도 연기부터 뮤지컬, 장구, 판소리, 가야금, 상모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고, 지금은 다방면에 걸친 이 ‘끼’들이 저의 강점이 됐어요.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예술을 알리는 예술가로서 활동하는 거지만 미스코리아 ‘미’ 이다현으로 활동하는 2년 동안은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배움을 거듭하며 제 끼를 분출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저의 미래에 제한을 두고 싶지 않아요. 누구에게도 내재된 끼 하나는 지지 않을 자신이 있거든요!
-뮤즈, 영감의 원천
안무 창작을 할 때는 주로 책이나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요. 졸업 작품은 영화 ‘23 아이덴티티’에서 영감을 얻었죠. 그 작품으로 ‘새로운 시도’라는 호평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나요. 연기와 음악, 무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작품을 구상할 땐 음악 편집에도 제 의견을 제시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안무가 중에 뮤즈라고 부르고 싶은 선생님은 나인티나인 아트컴퍼니의 장혜림 한국무용 안무가 선생님과 경기도립무용단 김정학 예술단장님이세요. 우선 장혜림 선생님은 저의 창작 활동에 있어 새로운 눈을 틔워 주신 분이세요. 예전엔 그 분의 숨소리까지 따라 하려고 노력했을 정도로 존경하는 분이에요. 고등학교 시절 은사님이신데, 지금도 연락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죠. 김정학 선생님은 전통 분야에 있어서 최고이신 분이세요. 역시 제가 지금도 많이 배우고 의지하고 있는 감사한 제 예술의 뮤즈시죠.
-더 큰 꿈을 꾸다
오래 전부터 무용수를 꿈꾸고 예술가를 꿈꿨던 제가 미스코리아에 당선이 됐어요. 어쩌면 조금은 더 큰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웃음) 예전에는 ‘한국을 알리는 무용수이자 예술가’가 제 꿈의 전부였다면 이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꿈을 그려보게 됐어요. 제가 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저를 깊이 있게 만들면 제가 뜻하는 걸 이룰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가능성의 폭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들면서 제가 20년간 해온 한국 무용을 살려서 어떤 가치 있는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 더 체계적으로 고민하고 있어요.
제 꿈이 연출가이자 예술가인데, 미스코리아에 예술을 전공으로 하는 재능 있는 친구들이 많으니까 제가 연출을 맡고 그 친구들과 함께 하는 ‘미스코리아 예술단’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목표도 조심스럽게 세워봤어요. 한국의 미도 알릴 수 있고, 친구들의 재능도 살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처음엔 저 혼자, 두 번째는 (서)재원 언니와 같이. 이런 식으로 차근차근 키워 나가다 보면 언젠가 목표했던 예술단이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미스코리아 예술단 외에도 다양한 예술 장르를 결합한 하나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태양의 서커스’ 같은 스케일로요. 생각만 해도 너무 멋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가장 먼저 제가 깊이 있어지고, 제가 잘 돼야겠죠. 목표를 위해서 1분 1초가 헛되지 않게 공부를 해 나갈 계획이에요. 배움엔 언젠가 끝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계는 없고 배워야 할 것도, 배우고 싶은 것도 너무 많더라고요. 바쁘게 살아야죠.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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