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주도 변호사 “경기 주최 더 페스타 책임 커…돈보다 책임 물어 재발 방지”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를 보려고 고액의 입장권을 샀던 축구팬들이 경기 끝까지 그라운드를 밟지 않은 호날두의 결장에 단단히 뿔이 났다. 집단소송 참가자 모집 사흘 만에 2,700여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소송 참가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법률사무소 명안의 유형빈 변호사는 30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를 통해 “지금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사람이 2,700명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이들이 보통 티켓을 2장 이상씩 구매해 관중 수로는 5,000명을 넘는다”고 덧붙였다. 소송 참가자 모집을 시작한 27일 오전 이후 전체 관중(6만5,000명)의 8% 정도가 모인 것이다.
전체 소송 액수는 참가자 수에 비례해 증가한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 티켓을 샀던 사람이 다 모인다면 입장권 판매 수익 전체인 60억원, 절반이면 30억원이 되는 식이다.
유 변호사는 소송 액수보다는 소송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금전적인 배상보다는 굉장히 잘못된 일이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된다, 재발이 방지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소송 참가자들의 뜻을 전했다.
유 변호사는 친선경기를 주최했던 ‘더 페스타’의 책임이 상당히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벤투스가 중국 팀과의 경기 이후 일정에 대해 물색하고 있었는데 고액의 대전료를 원했기 때문에 나서는 업체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행사를 진행해본 경험이 없는 더 페스타가 자기의 수익 구조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떻게든 진행해 총체적인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특히 더 페스타는 유벤투스가 24일 중국 경기 후 이틀 만에 한국 팀과 경기를 갖는 무리한 일정이므로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을 것을 예측할 수 있는데도 강행한 책임이 크다고 유 변호사는 봤다. 그는 “유벤투스는 27일 경기를 원했는데 (한국프로축구)연맹이나 더 페스타는 (금요일인) 26일 경기를 원했다. 과실 책임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더 페스타가 유벤투스와 계약할 때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는 경우 위약금을 높게 설정하는 식의 강한 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점도 문제 삼을 방침이다. 그는 “유벤투스의 위약금은 8억원대로, 호날두의 일주일 주급에 해당할 정도로 굉장히 적은 금액”이라며 “유벤투스는 (위약금을) 지불하는 데 신경을 많이 안 썼고, 호날두가 쉽게 불출전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26일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는 호날두 출전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호날두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에 나오지 않고 벤치만 지켰다. 더 페스타는 “유벤투스 감독이 줬던 출전선수 명단에 호날두가 포함돼 있어 호날두가 나오지 않을 줄 몰랐다”고 해명해 공분을 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