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미스코리아 ‘진(眞)’ 김세연
▲나이: 21세
▲국적: 한국
▲학교: 미국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Art Center College of Design)
▲장래희망: 일러스트레이터
-손재주가 많았던 어린 세연
저는 7살 때 미국으로 건너갔어요. 한국에서 살던 어린 시절에도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죠. 앨범을 보면 늘 뭔가를 그리고 있어요. 원래 손재주가 많았던 거 같아요. 손으로 하는 것들은 빨리 배우고, 찰흙 같은 것을 늘 손에 쥐고 있었어요. 공부할 때도 손에 쥐고 있어야 집중이 잘 되고요.(웃음) 어릴 때 미술을 시작했는데, 아마 운명이었던 거 같아요.
그림 외에는 요리도 잘해요. 제가 유치원은 한국에서 다녔는데, 그때 계란말이 만드는 법을 배웠거든요. 집에 와서도 계속 해보고, 어릴 때부터 요리에 관심을 갖고 즐겨하는 편이었어요. 닭도리탕이나 김밥, 부추전, 반찬 같은 것을 잘하고요. 인터넷에서 요리 영상을 보면 곧잘 따라해요.
-좋아하는 작가는 제임스 진(James Jean)
제임스 진의 작품 중에 스케치북 작품이 있어요. 너무 눈에 띄어서 처음엔 그것만 보다가 저만의 스케치북을 만들게 됐죠. 그 외에도 좋아하는 작가들이 많이 있는데, 제임스 진은 제가 처음으로 좋아한 작가라서 남다른 의미가 있어요. 미국에서 자란 아시안 아티스트라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요. 이름만 들으면 미국 사람 같잖아요. 그런데 타이완 출생이에요. 최근에 한국에서 전시회를 열었는데, 국내에서도 관심을 많이 받았어요.
저도 나중에 전시회를 열고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는 게 꿈이에요. 저의 꿈도 일러스트레이터거든요. 과거에 뉴욕타임즈 기사를 보고 영감을 받아서 그린 그림이 있는데, 그 작품이 뉴욕에서 상도 받았었어요. 사실 제 작품을 올리는 SNS 계정도 있어요. 하지만 실명으로 개설하진 않았어요. 그냥 김세연이 아닌, 한 명의 작가로서 보여지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취미는 댄스
춤은 항상 좋아했어요. 따로 배운 건 초등학교 6학년 때 댄스 레슨을 받았던 게 전부에요. 유튜브를 보면서 케이팝 댄스를 혼자 연습하고 그랬어요. 2012년에서 2015년에 ‘핫’했던 한국 아이돌 춤은 거의 다 알아요. 하하. 계속 혼자 춰왔거든요. 중학교 시절에는 백댄서가 꿈인 적도 있었어요. 노래를 못하기 때문에 가수는 생각 안 했죠. 그러다가 다시 미술로 진로를 수정했는데, 큰 무대에서 춤을 춘 건 이번 미스코리아 대회가 처음이었어요. 워낙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지 무대에서 표정 같은 게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조용한 성격의 동물 애호가
저는 생각이 많은 편이에요. 스트레스를 받을 땐 잠을 잘 못 자요.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데, 아무도 방해를 안 해서 스트레스가 풀려요. 어릴 때부터 퍼즐을 좋아했는데 '하루 만에 끝내기' 목표를 잡고 16시간 동안 그것만 한 적도 있어요. 물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성격 같아요.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는 집중력이 안 떨어져요. 수학도 좋아하고 잘하는 편이었어요.
동물에 대한 관심도 많아요. 동물학대를 반대해요. 강아지도 사서 키우는 거보다는 유기견을 키우는 걸 좋아해요. 지금 키우는 강아지는 11살인데 LA에 있어요. 사랑이 필요해서 많이 보채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예뻐요. 강아지를 키운 이후로 유기견에 대한 관심도 많이 갖게 되고, 밍크나 보신탕도 반대해요. 동물원에도 잘 안 가는 편이에요. 그곳에 있는 동물들이 가여워서요.
-재능기부 봉사활동
미국에서는 무료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를 했었어요. 8개월 동안 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쳤어요. 매주 다른 학생들에게 도예 수업도 했고, 사진 찍고 그림 그리고 그런 수업들을 했어요.
저는 어릴 때 용돈을 벌어서 썼어요. 대학 들어가고 6개월 후에 용돈을 처음 받았죠. 사실 전 돈을 잘 안 써요.(웃음) 명품도 안 좋아하고요. 지금까지 아빠한테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내가 돈 벌어서 살 거다'라고 얘기하죠. 아빠가 어린 시절에 힘들게 자랐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저도 혼자 힘으로 벌고 싶은 생각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야 더 만족스럽고요. 예전에 면접을 5번 보고 일주일간 테스트 보면서 어렵게 들어간 아르바이트 자리도 있었어요. 그때 돈을 많이 모아서 굉장히 뿌듯했어요.
-힘이 되는 두 언니
합숙소에서 언니랑 떨어져있어서 슬펐는데, 사실 그 전에도 몇 년간 떨어져있었어요. 언니가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했거든요. 어릴 때는 언니랑 많이 싸웠는데 다 크고 나서 친해진 거라 지금은 싸울 일도 없고 진지한 얘기를 많이 해요. 작은 언니가 미스코리아 미주 대회 출신인데 사실은 큰 언니가 제일 예뻐요. 하하.
언니가 이번에 미국 LA에 과일 박물관을 열었어요. 과일을 소재로 한 굉장히 특이한 박물관이에요. 언니와 동료가 이 박물관의 아이디어를 냈고 투자자를 만나서 박물관을 연 거죠. 그런데 제가 그 중에 방 하나를 직접 디자인했어요. 바나나를 콘셉트로 꾸민 방인데, 어떤가요? 후에 멋진 작가가 되어 큰 박물관에 제 작품이 하나라도 들어간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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