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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캐러밴’ 탑승한 샌더스… “미국의 의약품 값 너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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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캐러밴’ 탑승한 샌더스… “미국의 의약품 값 너무 비싸다”

입력
2019.07.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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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해 인슐린 통을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해 인슐린 통을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진보계 유력 주자인 버니 샌더스(무소속ㆍ버몬트) 상원의원이 당뇨병 환자들의 ‘인슐린 캐러밴’에 동행했다. 미국의 비싼 인슐린 값을 감당하지 못해 캐나다에서 인슐린을 구매하는 모습을 조명하며 자신의 2020 대선 공약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샌더스 의원이 당뇨병 환자들과 함께 캐나다행 버스에 탑승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 버스는 미국 국경도시 디트로이트에서 출발해 캐나다 국경도시 윈저로 향했다. 샌더스와 함께 버스에 오른 한 시민은 스스로를 “의료 난민(medical refugees)”이라고 일컬으면서 ‘미국에서는 (도저히) 약값을 부담할 수가 없다. 약을 구하기 위해선 해외로 떠돌아 다녀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경을 건너서 마침내 캐나다의 한 약국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미국보다 훨씬 더 저렴한 인슐린 가격에 환호성을 보냈다.

샌더스의 ‘인슐린 캐러밴’은 미국에서 인슐린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불합리한 현실을 지적하기 위해 고안된 캠페인이다. 미국에서 인슐린 한 병은 무려 340달러(약 40만원)에 달한다. 그뿐이 아니다. 처방을 받는 데에도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캐나다에선 10분의 1인 34달러(약 4만원) 정도에 한 병을 구매할 수 있는 데다, 처방전도 필요가 없다. 결국 10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나는 셈이다. 샌더스는 이를 “국가적 망신”이라고 표현한 뒤, 미국 제약업계의 “엄청난 부패와 탐욕”이 낳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회사 세 곳이 전체 인슐린 시장의 90%를 지배하고 있으며, 이들 간 담합으로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버스에 탑승한 당뇨병 환자들도 ‘인슐린은 생존에 필요한 약’이라고 강조하면서 샌더스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퀸 나이스트롬은 “캐나다로 향하기 위해 생업을 하루 쉰다거나, 여권을 구비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인슐린 캐러밴은 ‘지속가능한 해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인슐린은 우리(당뇨병 환자)의 산소”라며 “(제약회사들이) 미국 사람들을 인질로 잡아 값을 매기고 있고, 사람들은 목숨을 잃고 있다”고도 호소했다. 2018년 예일대 연구 결과, 미국 당뇨병 환자 네 명 중 한 명은 인슐린 한 병으로 더 오랜 기간 투약할 수 있도록 회당 투여량을 줄이는 방법을 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는 적정량에 미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위험한 행위라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내년 미 대선 후보로 나서는 샌더스 의원은 보편적 의료보험을 도입하고, 처방약 값을 낮추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이날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처방약의 가격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약사 독점금지법을 제정하고 담합하는 제약회사 임원을 구속시키겠다”고 하는 등 구체적인 방법을 열거하기도 했다. 샌더스는 지난 2016년 대선 때도 핵심 공약으로 보편적 의료보험을 내걸었다. 하지만 미국 제약업계는 약값 통제는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위험한 정책이라는 이유를 들어 강력히 반대해 왔다.

조희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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