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서 매년 개최되는 음식 축제 도중 28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 최소 네 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전날 밤 뉴욕시 브루클린 야외 행사장 총격 사건(사망자 1명)에 이어 이틀 연속 대규모 인원이 몰려든 축제의 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 것이다. 주말을 즐기기 위해 가족과 행사장을 찾은 수많은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총소리에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떨어야 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총격 사건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동남쪽으로 176㎞ 떨어진 곳에 위치한 새너제이 인근 소도시 길로이에서 열린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 행사 중 일어났다. 이 축제는 인구 5만명인 길로이의 연례 행사로, 1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자랑한다. 이날 오후 5시40분쯤 총격이 시작됐고, 현장에 있던 경찰이 1분도 안 돼 대응에 나섰다고 NYT는 전했다. 스콧 스미티 길로이 경찰서장은 이날 밤 늦게 “총격 개시 직후 경찰관들이 용의자와 교전을 벌여 그를 사살했다”면서 “용의자를 포함해 최소 4명이 사망했고, 15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6세 어린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일종의 소총을 사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스미티 서장은 용의자가 모종의 도구를 이용, 울타리를 뚫은 뒤 행사장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용의자와 범행을 모의한 공범이 한 명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공범의 총격 가담 여부도 수사 중이다. 정확한 피해 상황이 확인되면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사건 현장에서 공연을 했던 밴드 ‘틴맨’의 보컬 잰 반 브린은 ‘녹색 셔츠를 입고 회색빛 손수건을 목에 감은 남자’가 돌격용 소총으로 보이는 총으로 먹거리 부스 쪽을 쏘는 걸 봤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그는 “왜 이런 짓을 하느냐”는 누군가의 고함, “내가 정말 화가 났기 때문”이라는 대답 등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출신으로 남자친구와 축제를 찾았다는 올리비아 치우(24)는 “모든 사람이 패닉에 빠진 채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하려고 정신이 없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NYT에 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총격 당시 극도의 혼란에 빠진 현장 상황을 담은 각종 영상도 올라왔다. 예컨대 한 차례 ‘펑’ 하고 터지는 소리와 함께 “무슨 일이야?”라고 다급하게 외치는 여성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영상 등이다.
앞서 전날에는 뉴욕 브루클린 동쪽 브라운스빌에서 열린 대규모 연례행사 ‘올드 타이머스 데이’가 끝날 무렵, 총격범 두 명이 총격을 가해 한 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 경찰은 희생자가 갱단 소속이라는 점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보다는 ‘갱단 충돌’에 따른 표적 공격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달아난 총격범을 추적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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