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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용의점 없다” 북한 목선 하루 만에 송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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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용의점 없다” 북한 목선 하루 만에 송환

입력
2019.07.29 16:53
수정
2019.07.29 23:4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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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GPS 없어 나침반 의지… 해안 불빛 보고 오인해 남하”

“흰색 천은 선박과 충돌 막기 위해 통상적 부착” 진술도

27일 오후 11시 21분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북한 소형목선. 연합뉴스
27일 오후 11시 21분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북한 소형목선. 연합뉴스

‘항로를 착각했다’며 27일 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던 북한 목선과 탑승 선원 3명은 대공용의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결국 북측으로 송환됐다. 이례적으로 목선과 선원을 예인, 조사하게 하는 계기가 됐던 선박 마스트(기둥)의 흰색 천은 대형 선박과 충돌을 막기 위해 출항 때부터 달렸다는 선원들 진술이 나왔다.

2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해당 목선은 이달 25일 오전 1시쯤 강원 통천항에서 출항해 동쪽으로 약 85마일(157㎞)을 이동한 뒤 27일 오전 4시 30분까지 오징어 조업 활동을 했다. 선원들은 이튿날 오전 8시쯤 주변 선박들로부터 기상이 악화된다는 소식을 듣고 그물을 거둬 복귀하는 과정에서 연안 불빛을 보고 강원 원산항으로 오인, 남쪽으로 배를 돌렸다. 위성항법장치(GPS)가 없어 나침반에 의존했던 이들이 해안가의 불빛을 보고 출항지보다 북방인 원산으로 오인, 남쪽으로 내려갔다는 뜻이다.

군 당국은 △마스트에 흰색 천에 걸린 점 △목선 주변에 조업선이 없었던 점 △한밤 중에 월선한 점 △목선에 군 부업선으로 표기된 점 등 계획 월선을 의심케 하는 부분에 대해 살펴본 결과 최종적으로 대공용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선원들은 마스트의 흰색 천에 대해 “출항할 때부터 대형 선박들과 충돌을 막기 위해 통상적으로 부착한다”고 진술했다. 주변에 조업선이 없었던 것은 조업이 부진해 조기 복귀하는 과정에서 항로를 착오해 조업 위치를 벗어났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군 부업선 표기의 경우, 목선을 구매한 개인이 군 수산반에 등록하고 어획량 중 매달 일정량을 북한군에 상납하고 나머지를 선원들이 분배하는 방식이라, 군 표기가 들어갔다고 합참 관계자는 전했다.

목선에서는 그물과 어구, 포획한 오징어 20여㎏, 휴대폰과 개인 의류, 식기류 및 음식물 등이 발견됐지만, 침투를 의심케 하는 장비는 발견되지 않았다. 선원 3명은 모두 남성으로, 군인이 없었다. 선장이 입고 있던 얼룩무늬 복장은 선장의 부인이 장마당에서 원단을 구입, 직접 만들어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선원들의 진술, 선박 검사 결과 등과 처음부터 북한 복귀 의사를 밝힌 선원 3명의 의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날 오후 3시 31분쯤 선원 3명을 태운 해당 목선을 동해 NLL 수역으로 출항시켰다. 해당 목선이 NLL 이남으로 넘어온 지 2일 만, 군 당국이 예인 후 조사를 벌인 지는 하루 만에 신속히 송환 결정이 난 셈이다.

이에 대해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상황, 사례에 따라 송환 기간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북한 주민의 자유 의사가 확인되면 저희는 조속하게 송환해 왔다”고 말했다. 앞서 통일부는 이날 오전 8시 18분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송환 관련 내용을 담은 대북통지문을 전달했으며, 북측은 대북통지문에 대해 별도의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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