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29일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을 향해 “스시와 생선회를 구별 못하는 어이없는 무지는 미처 예상치 못했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의 거북선 횟집에서 ‘스시’를 먹었다고 주장한 민 대변인을 겨냥한 발언이다.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아베 정부의 무도한 보복 조치에 직면한 상황 속에서 (문 대통령과 전국 광역단체장들이) 부산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인 생선화를 함께 나누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한 후 인근 거북선횟집에서 오찬을 가졌다. 민 대변인은 이를 두고 자신의 SNS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합작으로 독도를 유린한 게 오전 9시던데 점심 때 거북이횟집 가서 스시를 드셨다? 세상에 대한민국 대통령 맞으십니까”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러ㆍ중 군용기의 영공 침범 사건은 23일로, 문 대통령이 횟집에 간 것은 당일이 아닌 다음날이다.
오 시장은 “무지가 아니라 의도적인 왜곡이라면 이 엄중한 상황 속에 대통령뿐 아니라 부산 시민 모두를 우롱하는 발언”이라며 “무지이든 왜곡이든 엎드려 사과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생선회로 스시를 이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민 대변인이 한일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일본 음식인 스시(초밥)를 먹었다고 주장한 대목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읽힌다. 실제로 24일 문 대통령 일행의 점심에는 생선회만 있었을 뿐 초밥은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어 “어느 시대에나 지도자를 능욕하며 정치적 이익을 꾀하려는 이들이 있다”며 “대통령 점심 식단까지 시비 걸 정성 있으면 국민의 분노를 먼저 살피고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민생 먼저 챙기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오 시장은 민 대변인에게 “제가 지역경제를 위해 거북선횟집에서 회 정식 한 번 쏘겠다. 스시와 다른 점이 뭔지 확실히 알려드리겠다”며 “지금이 어떤 때인가. 정신 차리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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