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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오늘 재개… ‘농산물ㆍ화웨이’ 주고받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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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오늘 재개… ‘농산물ㆍ화웨이’ 주고받을 듯

입력
2019.07.29 15:20
수정
2019.07.29 21:4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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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30일부터 이틀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재개된다. 지난 5월 초 워싱턴 협상 결렬 후 두 달여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추가로 3,250억달러(약 384조원) 중국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터라 중국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긴 어렵다. 그렇다고 지식재산권 보호와 정부보조금 지급 중단을 요구하는 미국에 굴복해 국내 법을 개정하는 건 중국에 참을 수 없는 치욕이다.

따라서 양국이 일단 파국을 면하기 위해 협상 동력을 살려놓고, ‘빅딜’에 나서는 승부수는 뒤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더 많이 구매하고,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합의한대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스몰 딜’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협상 개시를 앞두고 미국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관영 CCTV는 28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 관료를 인용해 “미국산 대두 수백만 톤의 수입을 허용해 중국으로 운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29일 “미국에 호의를 보여 주면서 무역협상의 지렛대를 마련한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간다면 중국 기업들은 농산물 구매를 계속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면화, 돼지고기, 수수 등의 구매 절차도 밟고 있다. 앞서 10일 미국은 의료장비, 축전지 등 110개 중국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를 1년간 한시적으로 면제하며 협상 재개의 신호탄을 알렸다.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大阪) 미중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분위기를 띄우면서도 중국은 동시에 이 같은 조치가 “타협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위협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에 떠밀려 화해 제스처를 취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신 “미국도 상호 존중하며 행동에 나서지 않고서는 협상이 진전될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협상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으면 중국은 더 이상 호의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미국이 부과한 모든 관세를 철폐해야 우리도 그에 합당하게 균형을 맞춰 미국 제품을 사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1년여간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2,500억달러(약 296조원)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며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강경 언사를 동원하며 중국과 기 싸움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재선에 실패할 가능성이 2%만 된다 해도 중국은 나 아닌 다른 대통령과 협상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무역협정 체결을 미룰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수백억 달러 가치의 관세를 받을 것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설픈 합의는 어림도 없고, 무역 불균형을 시정할 핵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중국을 계속 몰아세우겠다는 의미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중국과 구조적 이슈가 남아 있어 이번에는 어떤 큰 합의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가세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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