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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의 ‘내부 총질’…전광훈 회장 횡령과 사기로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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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의 ‘내부 총질’…전광훈 회장 횡령과 사기로 고발

입력
2019.07.29 11:49
수정
2019.07.2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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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유용 의혹에 직원 임금도 3개월 체불

전 회장 “적자였고 계좌 모두 공개하겠다” 반박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재정소위 위원장 김정환 목사가 29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에 대한 고소ㆍ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재정소위 위원장 김정환 목사가 29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에 대한 고소ㆍ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 공금 횡령과 배임, 사기 혐의로 한기총 내부로부터 고소ㆍ고발을 당했다.

한기총 조사위원회는 29일 오전 서울 혜화경찰서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전 회장에 대한 고소ㆍ고발장을 민원실에 제출했다. 고소ㆍ고발인은 조사위원회 이병순 위원장 외 목사 5명이다.

이 위원장은 “전 목사는 올해 1월 29일 대표회장에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한기총 주관으로 18차례 행사를 치르면서 한기총 계좌가 아닌 개인이나 다른 단체의 이름으로 거액의 후원금 및 기부금을 받아 횡령한 의혹이 있다"며 "사법당국이 철저히 조사해 강력히 처벌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기총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전 회장은 '한국교회질서 대포럼' 등 한기총 공식 행사를 치르면서 한기총 공식계좌가 아닌 본인이 대표로 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후원계좌를 안내했다. 이 운동본부는 태극기집회를 주도적으로 개최하는 단체 중 하나다.

여기에 조사위원회는 “한기총 사무실의 임대료가 5개월째 밀렸고, 6명의 상근 직원은 석 달째 월급도 받지 못하는 등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기총 재정소위 김정환 위원장은 "과거에는 행사 규모에 따라 후원금이 수억 원 들어오기도 했다"며 “상당한 액수로 추정될 뿐 정확한 횡령 금액은 가늠조차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광훈 한기총 회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회의실에서 내부 고소·고발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한호 기자
전광훈 한기총 회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회의실에서 내부 고소·고발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이에 전 회장 측은 횡령 의혹 등을 전면 부인하며 조사위원회를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맞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기총 대변인 이은재 목사는 “전 회장이 회기를 시작한 올해 2월 1일부터 한기총 재정이 바닥이어서 횡령은 불가능하다”면서 “매년 1월 총회에서 수입ㆍ지출 보고 및 결의가 있는데 현 시점에서 횡령을 거론하는 것은 절차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전 회장도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기총 재정이 마이너스라 직원 급여를 못 주고 있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회의록과 은행 계좌를 모두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전 회장은 인가 없이 선교은행을 설립해 은행법을 위반한 혐의로도 고발된 상태다. 전 회장은 지난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혜화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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