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증권 투자액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60% 이상 급증했다. 채권 가운데는 유로 지역 채권, 주식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 투자가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주식은 아마존이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액이 840억6,000만달러(약 99조5,000억원)로 지난해 하반기(524억3,000만달러)보다 60.3% 증가했다고 29일 밝혔다. 결제금액 비중이 가장 높은 시장은 유로시장(62.2%)이고, 결제액 상위 5개 시장(유로ㆍ미국ㆍ홍콩ㆍ중국ㆍ일본)의 비중이 전체의 98.8%를 차지했다.
해외투자 급증을 이끈 것은 외화 채권이었다. 상반기 결제액(659억9,000만달러)이 지난해 하반기(378억2,000만달러)보다 74.4% 증가했다. 특히 국채와 회사채 등을 합친 유로 지역 채권 결제액(521억4,000만달러)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76.8%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전체 외화증권 결제액과 맞먹는 수치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요즘은 한국, 미국보다 유로지역 국채가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 국채 금리는 앞으로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환율까지 고려하면 미국 국채는 오히려 손해가 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 국채보다 위험하지만 수익성이 좋은 유로채권으로 투자자들이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화주식 결제액(180억7,000만달러)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23.6% 늘었다. 증가세를 견인한 건 MS다. 지난해 하반기 2억4,800만달러(10위)였던 MS 주식 결제액은 올해 상반기 3위(3억8,900만달러)로 올라섰다. 중국 상하이ㆍ선전증시 종목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인 CSI 300 Index ETF(홍콩 상장)도 지난해 하반기보다 55.0% 늘어난 8억9,800만달러를 끌어 모아 전체 외화 주식 상품 중 2위를 차지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상반기에 가장 많이 찾은 주식 종목은 미국 최대 유통기업 아마존이다. 결제액(9억7,200만달러)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25% 줄었지만, 2위(CSI 300 Index ETF)와 8,000만달러 차이로 1위를 지켰다. 지난해 두각을 나타냈던 미국 기술주인 알파벳A(구글 모회사, 4위)와 엔비디아(7위)는 결제액이 각각 9.6%, 20.3% 줄었고, 작년 하반기 9위였던 넷플릭스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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