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외무, 테헤란 방문…중재 역할 주목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유럽 차원의 군함 파견을 제안한 데 대해 “도발”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AF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의 페르시아 만에 대한 해군 연합체 파견 움직임을 거론하며 “이는 매우 적대적 메시지이며 이란에 대한 도발”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행태는 오히려 긴장을 휘젓는 결과를 낳는다”며 “배를 훔치는 범죄를 멈춰야 할 나라는 영국이고, 그렇게 한다면 우리도 선의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19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 호와 선원들을 억류시켰다. 이는 지난 4일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이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1호를 억류시킨 데 따른 보복 조치였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걸프 해역에서 유럽 주도의 호위 작전 활동을 펴는 방안을 유럽 국가들에게 제안한 상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은 긍정적 반응을 보인 반면 독일은 “시기상조”라며 사실상 거부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란과 서방 간 중재자 역할을 해온 오만의 유수프 빈 알라위 외무장관이 전날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방문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막 고조됐던 5월 테헤란을 방문한 뒤 두 달 만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빈 알라위 장관을 만나 “이란은 항상 호르무즈 해협에서 모든 배가 안심하고 항해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며 “외국 군대의 주둔은 중동 안보를 해치고 긴장만 조성한다”고 밝혔다. 지역 내 긴장 고조의 원인이 미국 등 서방에 있다는 뜻이다. 특히 영국의 자국 유조선 억류는 부당하다는 이란의 입장이 오만 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란은 영국이 억류 중인 자국 유조선과 자국이 억류중인 영국 유조선의 동시 석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오만이 이란의 이 같은 제안을 조만간 영국에 전달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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