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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전셋값, 더 오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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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전셋값, 더 오를 일만 남았다

입력
2019.07.29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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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2-12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단지 모습. 서재훈 기자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2-12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단지 모습. 서재훈 기자

지난해 10월 이후 33주 연속 하락하던 서울 지역 전셋값이 이달 들어 4주 연속 오르고 있다. 하반기에도 기준금리 인하와 분양가상한제 시행, 강남권 재건축단지 이주 등 상승 요인이 산적해 있어 당분간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꿈틀대는 전셋값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서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2% 오르며 이달 들어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2.34% 떨어지며,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낙폭(상반기 기준)을 기록한 것과 확 달라진 분위기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 강준구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 강준구 기자

최근 서울의 전셋값 강세는 우선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를 포함해 올해 1~3월에만 2만2,000여 가구에 달했던 입주물량은 4,5월 592가구로 줄었고, 전세물량도 빠르게 해소됐다. 여기에 최근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와 여름방학을 맞아 이사에 나서는 학군수요까지 몰리면서 일부 지역 전세 ‘몸값’은 더 뛰었다. 실제 지난달까지 서초구와 송파구에서는 신반포3차ㆍ경남(2,196가구) 아파트와 미성ㆍ크로바(1,350가구) 등이 이주하면서 인근 아파트 전세로 유입됐다.

이달 넷째주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의 전세값 상승률(0.04%)은 서울 전체의 2배에 달했다. 서초구의 경우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폭(0.13%)으로 올랐고, 서울의 대표 학군으로 꼽히는 강남구(0.04%)와 노원구(0.04%), 목동이 위치한 양천구(0.01%) 등의 전셋값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감정원 관계자는 “(상반기 집값 약세로) 일부 매매수요가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 거래량이 증가한 점도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추가 상승 요인 산적 

당분간 서울 전셋값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방침이 강남권 전셋값에 기름을 부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상한제가 적용되면 주변 시세보다 싸게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로또 분양’의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잠재 실수요자들이 대기 수요로 돌아서고, 상한제 적용 아파트에 당첨될 때까지 전세로 눌러앉아 청약통장을 아끼면 전셋값이 더 상승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최근 전셋값이 13억5,000만~14억원으로 5월(12억원 후반)보다 5,000만~1억원 이상 상승했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인근 신규단지 추가 공급 일정이 불투명해지자 매매를 준비하던 사람도 전세를 찾고 기존 세입자도 재계약으로 돌아서면서 전셋값이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인하한 한은이 하반기 중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는 점도 전세난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통상 시중금리가 낮아지면 전세자금 대출금리가 낮아져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데 반해, 전세금을 굴려 얻는 이자수익은 줄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게 돼 전셋값 상승 요인이 된다.

여기에 하반기에만 3,600가구에 달하는 재건축 주민이 이주에 나선다. 또 정부의 자사고ㆍ특목고 폐지 움직임으로 ‘맹모’들이 학군 인기지역에 눈길을 돌리는 것도 국지적인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서울 강동구의 경우 내년 초까지 1만여 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는 만큼 강남권 전세 수요가 분산되면 전셋값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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