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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년 구리 인창고 교장

입력
2019.07.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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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년 구리 인창고 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덕년 구리 인창고 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덕년 구리 인창고(일반고) 교장은 “자사고는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본래 설립 목적을 위배했다”며 “교과서적 지식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_교육부가 전북의 상산고를 자사고로 남기기로 했다.

“교육부의 교육개혁 의지가 후퇴했다고 평가한다. 자사고 교육과정은 명문대 입시를 준비하는데 치중해 공교육으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운영성과(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8개 학교도 학교 운영 및 교육과정 운영 영역에서 가장 많은 감점을 받았다. 앞으로의 학교는 시험 보고 나면 필요 없는 지식이 아닌,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탐구 능력 등 미래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을 키워줘야 한다. 하지만 자사고는 우수 학생을 선발해서 이들이 좋은 상급학교에 진학하도록 하는 과거의 교육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다.”

_일반고도 대입에 열 올리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대입에 자유로운 학교가 가능한가.

“우리 교육의 아픈 지점이 바로 여기다. ‘기-승-전-대입’이라는 현 구조는 자사고의 문제도 일반고의 문제도 아니다. 사회문제다. 그런데 언제까지 여기에 매여있어야 하는가. ‘미래에 행복해야 하니까 지금 참아라’라고 가르치지 않고, ‘지금 행복하고 미래에도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고민하자는 것이다.”

_서울 자사고는 성적으로 뽑지 않기 때문에, 우수 학생 선점 효과도 크지 않다고 항변한다.

“반대로 묻고 싶다. 우수한 학생이 모이는 것도 아니고, 요즘은 지원율도 높지 않다던데, 그러면 왜 자사고를 유지하려고 하나. 재단이 ‘자사고’라는 프리미엄을 누리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게 아니라면 왜 자사고에 미련을 갖는지 모르겠다.”

_지역 인재 양성 차원에서 상산고와 같은 지역 자사고는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상산고는 전국단위로 학생을 뽑는다. 전북 지역 학생들이 일부다. 일반고가 오히려 더 철저히 지역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지역 인재라 하면 지역 자사고 학생들이 대학 진학 후 다시 지역으로 돌아와야 한다. 지역 자사고가 그런 아이들을 키워내는가라고 묻는다면 회의적이다.”

_일반고로 자발적으로 전환하는 자사고 늘고 있다. 가만히 둬도 줄어들 텐데, 혼란만 부추기고 있지 않나.

“사회적 혼란이 아니다. 학교가 다양한 교육과정과 건학 이념을 실천했는지 여부를 절차대로 평가 받았을 뿐이다.”

_학부모들의 일반고 불신이 높다.

“아프지만 인정한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불신은 꼭 일반고만 향해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 전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 교육부는 예산 지원, 행사 프로그램 운영과 같은 임시방편적인 대안 말고, 미래 교육의 가치와 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_자사고를 없애면, 강남 8학군이 부활한다는 우려도 있다.

“자사고 논란이 서울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교육자치를 이야기하는 이런 시대에도 서울 중심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교육 불평등을 초래하는 단초가 된다. 요즘 학부모와 학생들은 지혜롭다. 어느 학교든 그 학교가 새로운 시대적 가치를 창출한다면 기꺼이 그리로 간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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