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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분신처럼 도발하더라” 워싱턴서도 한일 의원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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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분신처럼 도발하더라” 워싱턴서도 한일 의원 설전

입력
2019.07.28 18:24
수정
2019.07.28 20:5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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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귀국 “미, 일본 조치 악영향에 공감”… WTO 제소도 준비

5일간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5일간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두고 한국과 일본 의원들이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의원회의에서 설전을 주고 받는 등 정면 충돌했다. 일본이 다음달 화이트(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WTO 제소를 준비하는 한편 국제 여론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의원회의에 참석한 방미 의원단은 이날 특파원간담회에서 일본의 한국 수출 제한조치와 화이트(백색) 국가 제외 검토의 부당성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전했다. 일본 측은 이에 한국 정부가 수출 문제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논리로 맞섰는데, 회의 시간 내내 긴장된 분위기에서 날선 공방이 오갔다고 의원단은 밝혔다. 일본 측은 대법원 판결이 1965년 국교 정상화에 관한 한일협정을 위반한 것이며 “한국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격한 말도 쏟아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일본 의원 중에는 ‘아베의 분신’처럼 도발하는 의원도 있었다”고 험악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한미일 의원회의는 연 2회 개최되는 친목 성격의 모임으로 한국에서는 정세균 이수혁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교일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유의동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이 참석했다.

이번 설전을 곧 있을 한일 양국 국회의원 모임의 전초전 성격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요미우리(讀賣) 신문에 따르면,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서청원 무소속 의원 등 한일의회외교포럼에 소속된 여야 의원 10명이 31일 도쿄를 방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만난다. 이 자리에선 징용문제와 함께 양국 갈등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예정인데, 또 한 번 양 측의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정부는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해외 각국에 알리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5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27일 귀국한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이 일본의 수출규제로 미국 산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점을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경제통상 관계자들에게 일본의 수출규제가 글로벌 공급망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걸 인식ㆍ확산시켰다”고 덧붙였다.

지난 23∼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일반이사회에 참석한 뒤 26일 귀국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좀 더 직접적인 정부 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열심히 칼을 갈고 있다”며 “한국이 편한 시기에 일본 정부를 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WTO 제소의 첫 절차는 양자협의 요청서를 상대국인 일본에 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다음달 2일에는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데 이 자리에서 한미일 장관급 회담이 성사될 경우 정부는 이 자리에서 역시 일본 정부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철회를 요청할 방침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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