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지방선거 공정성을 요구하는 등 정치적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가 27일(현지시간) 열렸다. 약 3,500명이 참석한 이 시위에서 경찰은 수백 명의 시위대를 연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트베르스카야' 거리를 포함한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와 시청 주변에서 약 3,500명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러시아는 자유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가두 형진 형식으로 진행된 시위에 대해 경찰은 곤봉 등으로 시위대를 진압에 나섰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체포 과정에서 머리에 심한 부상을 입거나 코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시위에서 300명을 구속했다고 했으나 러시아 인권단체인 OVD-인포(OVD-Info)는 560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1,000명 이상이 연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3,500여명이 참가한 시위에서 3분의1에 가까운 시위대가 체포된 것은 러시아 당국이 그만큼 이번 시위를 강도 높게 진압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모스크바에선 지난 주에도 2만 2,000여명(경찰 추산 1만2,000명)이 공정 선거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연이은 모스크바에서의 시위는 오는 9월 8일 모스크바 의회선거를 앞두고 러시아 정부가 야권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이끄는 야권 인사에 대한 후보 등록을 대거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는 입후보를 위해 모스크바 거주자 5,000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러시아 당국은 그러나 야권 후보들이 제출한 서명이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빌미로 등록을 거부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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