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여름, MAN 버스를 더욱 상세히 알기 위해 MAN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독일 뮌헨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MAN 버스 브랜드의 제품 및 영업 총괄이자 MAN 트럭버스 그룹의 수석 부사장인 루디 쿠흐타(Rudi Kuchta)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지난 1992년, MAN의 프리미엄 디비전인 ‘네오플랜 버스’에 입사 이후 MAN과 함께 하고 있는 그에게 MAN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과연 MAN 버스는 어떤 미래를 바라보고 있을까?
Q 다양한 버스 브랜드 사이에서, MAN 버스는 어떤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을까?
루디 쿠흐타(이하 루디): MAN 브랜드는 디젤 자동차의 아버지라 불리는 ‘루돌프 디젤’이 소속된 회사였고, 지난 오랜 시간 동안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다. 수 많은 경쟁자들과 경쟁을 펼치며 ‘품질’과 ‘기술 발전’에 무게를 두며 현재까지 전세계 주요 ‘버스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숙련된 기술과 경험에 소비자들의 편안함과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고민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친환경 버스 및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 또한 잊지 않고 있다.
즉, 역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나갈 예정이며,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 미래를 향해 나가고자 한다.
Q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량 등이 궁금하다.
루디: 지난 2014년을 기준으로 5천 대 가량 판매했으나 지난해에는 전세계에 7,200여대를 판매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8천대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참고로 8천대의 판매 목표에는 ‘네오플랜 버스’가 500대, 섀시 상태의 판매분이 2,500여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보통 유럽은 완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나머지 지역은 섀시 형태로 판매를 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 목표 속에는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 또한 포함되어 있다.
Q 한국의 버스 시장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루디: 단도직입적으로 제품 자체로만 본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우리가 제작하는 ‘완성차’가 바로 판매할 수 없는 몇몇의 법적인 이유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브랜드가 ‘독과점’의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고 본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바디빌더를 통해 한국에 적합한 버스를 제작, 공급하고 있는 상태다.
품질과 운영효율성 등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가 높은 한국의 버스 사업자들에게 ‘MAN 버스’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라 생각하고 있으며, 완성도 높은 CNG 저상 버스와 더블 데커(이층 버스) 등과 같은 특별한 세그먼트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한국의 버스 시장은 충분히 성장 가능성 및 충분한 규모를 확보한 시장인 만큼 앞으로도 한국 시장, 한국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버스를 제공해 보다 높은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MAN이 되고자 한다.
Q MAN 버스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일까?
루디: 우리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품질이라 생각한다. 품질과 품질에 기반한 신뢰도, 그리고 버스를 운영하면 운영할수록 돋보이는 운영효율성 및 경쟁력이 가장 큰 무기라 생각한다.
한국의 버스 사업자 입장에서 초기 비용은 조금 부담될 수 있더라도 버스를 운영하며 ‘투자에 대한 만족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함께 저상버스 및 이층 버스 등 시장이 요구하는 특별한 세그먼트의 바디 타입을 적극적으로 선보일 수 있다는 점 또한 강점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한국에 전해지는 버스들은 유럽 내에서도 손꼽히는 바디빌더들이 MAN의 보증 아래 바디 등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그 품질과 완성도는 보장할 수 있다.
Q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목표, 혹은 비전이 궁금하다.
루디: 앞서 말한 것처럼 진출 이전, 한국에는 우리의 ‘완성차’를 그대로 판매할 수 없다는 걸 인지한 이후부터 보다 전략적인 자세로 한국 진출을 준비했다.
처음에는 한국의 인증 및 관련 법규를 충족하는 ‘새로운 바디’를 제작하는 게 어려웠지만 이제는 노하우 및 이해도가 생긴 만큼 그 경쟁력은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한국 버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이나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는 것도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본다면 연간 400~500대 정도의 판매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버스 라인업의 다양화가 더해진다면 더 높은 판매 실적 또한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스페인의 바디빌더에 대한 만족감이나 품질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루디: 현재 상황에서는 우리가 선보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한다.
물론 우리가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제작해 한국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스페인의 바디빌더도 충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우리와의 꾸준한 협업을 통해 분명 높은 수준의 버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버스 시장의 자율주행 트렌드, 그리고 MAN 버스의 기술 진척 상황이 궁금하다.
루디: 버스 업계에서는 2028년 이전에는 ‘버스의 완전한 자율주행’ 구현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버스의 활동 무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특히 도심의 경우에는 예상하지 못하는 변수가 많은 만큼 보수적으로, 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부분적인 자율주행 기술은 차차 구현,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MAN 버스 또한 이러한 부분에 대해 꾸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몇 년 전부터 고속도로 등에서 부분적인 자율주행 기술과 플래투닝 주행 등에 대한 실증 실험을 했고, 현재는 사내 테스트 로드 및 공장 내 도로 등에서 각 기술들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과정이다.
Q MAN 버스가 성장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갖고 있는 시장이 있을까?
루디: 특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금 당장만 보더라도 전세계의 지자체 및 버스 사업자들이 각종 환경, 기술 규제로 인해 ‘친환경적이지 못한’ 버스들을 빠르게 ‘친환경 버스’로 대체하고 있는 과정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를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에서 MAN 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인다면 시장의 성장률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수치적인 부분만 본다면 MAN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완성차를 제공하는 유럽 시장은 물론이고 남아프리카를 필두로 한 아프리카 시장의 가능성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멕시코는 물론이고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싱가폴, 홍콩 등도 기대감이 높다.
덧붙여 한국 또한 충분히 기대하는 시장 중 하나다.
Q 모듈형 버스 제조 방식을 도입, 다양한 규제에 대응하는 버스를 모두 MAN에서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까?
루디: 솔직히 말해 분명 좋은 아이디어고, 실제 내부에서도 그렇게 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지금 당장은 각 나라별 특성을 반영한 모든 형태의 버스 제작을 한 두 곳의 공장에서 모두 담당하는 건 물리적인 부담이라 그에 걸맞은 생산 시설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다양한 규제 및 고객 선택 사양을 효율적으로 적용, 제작이 가능한 시스템이 자리를 잡는다고 하더라도 관세, 유통, 관리 등과 같은 행정적인 측면에서 되려 불리할 수 있을 여지가 있다. 가능성은 충분히 높고, 여지가 있는 이야기인 만큼 보다 전략적인 접근과 구상이 필요해 보인다.
Q 훗날 MAN 버스가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루디: 더 많은 소비자들이 MAN 버스 브랜드가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라고 알면 좋겠고 미래에 대한 준비를 잘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먼 훗날, MAN 버스는 ‘품질의 브랜드’로 기억되는 브랜드였으면 한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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