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1부 리그) 대구 공격수 세징야(30)는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전을 누구보다 기다려 온 선수다. 자신의 우상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와 맞대결에서 득점한 뒤 ‘호우 세리머니’ 따라하기, 경기 후 유니폼 교환하기 등 나름의 버킷리스트도 적어뒀다.
이번 시즌 물 오른 공격력으로 K리그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친선전에서 호날두를 대신해 ‘호우 세리머니’를 펼쳤다. 45분 이상 출전하기로 계약됐다던 호날두는 이날 벤치만 달궈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았지만, 세징야는 최고 활약을 펼치며 경기 MVP가 됐다.
세징야는 이날 두 팀이 1-1로 맞섰던 후반 45분 페널티 박스 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팀 K리그가 앞서나가는 득점을 터뜨린 그는 코너 플래그 쪽으로 달려가 점프 후 회전해 착지하는 ‘호우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5,000여 관중은 세징야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내며 열광했다.
이날 풀타임 출전하며 팀의 3-3 무승부를 견인한 세징야는 유니폼 교환에도 성공하며 버킷리스트를 또 하나 이뤘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큰 경기에 세계적 선수들과 경기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추가적으로 골까지 넣어 기쁘다”고 했다. 하프타임엔 호날두에게 “내가 골을 넣으면 너의 세리머니를 한다”고 전했다는 그는 “유니폼 교환에도 성공했다”고 자랑했다. 이어 “호날두가 경기장에 들어왔다면 정말로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동경했던 호날두를 직접 눈으로 보고 포옹까지 할 수 있었던 건 내게 큰 행운이었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주소현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