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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불교계 지도자 만나 “국가적 어려움에 마음 모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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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불교계 지도자 만나 “국가적 어려움에 마음 모여야”

입력
2019.07.26 17:04
수정
2019.07.2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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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해도 결국 화합하는 교훈 얻어야”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불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국민들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기만 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있더라도 함께 이겨낼 수 있다”며 국민 통합에 역할을 해 줄 것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가적 어려움이라든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에 대해서는 마음을 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참 간절한 희망인데, 그렇게 잘 되지가 않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불교 지도자 초청 오찬 전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이날 오찬에는 조계종 원행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 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 대각종 총무원장 만청 스님, 조계종 총무부장 금곡 스님,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원경 스님, 조계종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조계종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불교 지도자 초청 오찬 전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이날 오찬에는 조계종 원행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 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 대각종 총무원장 만청 스님, 조계종 총무부장 금곡 스님,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원경 스님, 조계종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조계종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이날 간담회는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불교계의 고견을 듣고자 마련한 자리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에는 한국 교회 주요 교단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조계종ㆍ천태종 등 한국 불교계 지도자들과의 오찬에서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가 참 쉽지 않다”며 “불교의 화쟁(和諍)사상처럼 논쟁하더라도 결국에는 하나로 화합하는 그런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같은 세상에 국민 마음이 다 같을 수는 없겠다”면서도 “정치적 생각과 지지 정당의 차이로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같은 발언은 대북 정책과 경제정책 등을 놓고 정치권 갈등이 반복되고, 이로 인해 국민 분열이 심화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26일 청와대에서 불교 지도자 초청 오찬장으로 향하고 있다. 그 뒤는 노영민 비서실장, 조계종 총무부장 금곡 스님,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26일 청와대에서 불교 지도자 초청 오찬장으로 향하고 있다. 그 뒤는 노영민 비서실장, 조계종 총무부장 금곡 스님,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에 따른 위기 상황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가 힘들고 세계 경제 여건이 좋지 않고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더해졌다”며 “당장 현실적인 피해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국민께서 심리적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불교계가 국민 통합에 앞장서 줄 것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불교계가 북한과 교류사업을 많이 하면서 정부를 지원하고 있고 지금까지 남북ㆍ북미 관계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먼 상황”며 협력과 지원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처해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 국가가 발전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큰 스님들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기 바란다”며 자세를 가다듬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불교 지도자 초청 오찬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불교 지도자 초청 오찬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연합뉴스

불교계와의 인연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젊은 시절 고시 공부할 때 해남 대흥사에서 몇 달 공부했고 서울 선림사에서도 몇 달 공부한 적 있다”며 “그 후에도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절을 찾거나 불교서적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인의 DNA(유전자) 속에는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불교적인 인생관과 세계관이 깊게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저 자신도 그렇게 느낀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우리 국민들은 더 큰 환란도 겪은 경험이 있다”며 “대통령이 큰 지도력으로 결단해 이번 난국을 잘 극복하도록 노력하고,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저희들을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원행 스님은 특히 불교계가 이번 한일 갈등 해결에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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