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제 불매운동의 상징처럼 굳어진 의류브랜드 유니클로가 이번에는 ‘일베클로’ ‘일베교복’ 등의 별칭을 얻게 됐다.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일부 회원들이 유니클로를 돕겠다고 나선 것을 두고 네티즌들이 브랜드 명칭을 패러디한 것이다. 불매운동에 일베 회원들이 찾는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겹치면서 유니클로는 더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26일 오후 트위터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일베클로’, ‘일베교복’ 등의 신조어를 포함한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니클로를 ‘입어서 응원하자’는 일베. 유니클로는 이제 바야흐로 ‘일베가 입는 브랜드가 되었다”(아이디 se****)는 트윗은 26일 오후 8,000회 이상 리트윗 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유니클로 로고를 일베(ILBE) 단어와 합성, 패러디한 이미지들도 활발히 유통되는 상황이다.
일베와 유니클로의 명칭을 다양한 방식으로 섞은 신조어가 탄생한 것은 일부 일베 회원들이 ‘유니클로 구매운동’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다수의 국민들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응해 일제 불매운동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일베 게시판에는 불매운동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불매운동 비하 논란에 이어 택배 노동자들의 배송 거부 등 유니클로가 타깃이 되는 상황에서 일베 게시판에는 “유니클로 싹 쓸어왔다”, “유니클로 파이팅”, “지금 유니클로 가면 좋은 점” 등 적극 구매를 장려하는 게시물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일부 일베 회원들이 의도했던 ‘유니클로 구매운동’은 정반대의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불매운동 대상이었던 유니클로의 이미지에 평소 갖고 있었던 일베에 대한 부정적 인식까지 겹쳐지면서 상당수 네티즌들은 “유니클로 옷을 입고 다니면 일베 취급을 받을 거 같다”, “(불매운동 후) 요즘 구매하진 않았지만 사둔 옷도 버려야 할 거 같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니클로 불매운동을 확신시키기 위해 ‘누군가 지능적으로 일베에서 구매운동을 벌인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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