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 최근 경쟁적으로 내놓은 이른바 ‘크로스오버’ 상품이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침체기를 맞은 유통업계 오프라인 매장에서 유독 편의점이 눈에 띄는 활력을 보이는데, 이런 현상에 크로스오버 상품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크로스오버 상품들이 관련 카테고리 상품의 매출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이마트24의 대표적인 크로스오버 상품인 ‘마이쮸바’는 출시 후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아이스크림 카테고리의 매출액과 판매수량 면에서 모두 ‘베스트 10’에 올랐다. 이마트24 매장에서 판매되는 아이스크림은 총 78종이다.
마이쮸바는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인기 캐러멜 제품인 ‘마이쮸’를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제품이다. 마이쮸를 알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마이쮸가 어떤 맛일지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전략이다. 마이쮸바는 캐러멜 특유의 새콤달콤함과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으면서 시원함과 상쾌함이 더해졌다고 이마트24 측은 설명했다.
주로 대중문화 영역에서 사용되는 개념인 ‘크로스오버’ 는 어떤 장르에 이질적인 다른 장르의 요소를 합쳐 새롭게 만들어진 것을 뜻한다. 기존의 퓨전이나 콜라보레이션과 비슷하지만, 단순 협업이 아니라 서로 전혀 관계 없는 카테고리의 제품을 합해 완전히 새로움 제품을 출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반가운 이마트24 아이스크림 바이어는 “크로스오버 상품이 끊임없이 새로운 콘셉트의 상품을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들이 크로스오버 상품을 선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인지도와 신뢰도 높은 상품을 토대로 고객들의 최초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일단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최초 구매를 시도하도록 해야 향후 재구매로 이어지고 매출 증가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편의점 CU는 삼양식품과 손잡고 40년 넘은 장수 과자인 ‘짱구’와 ‘별뽀빠이’를 컵라면으로 내놓았다. 각각 ‘짱구 허니볶음컵’, ‘별뽀빠이 야끼소바컵’이라는 이름으로 변신한 이들 제품은 CU의 7월 볶음면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나 올려 놓았다. 컵라면 전체 매출 신장률이 1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수치다. 김석환 BGF리테일 MD운영팀장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크로스오버 상품들이 최근 매출 향상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븐일레븐의 올해 상반기(1월 1일~6월 12일) 아이스크림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6.2% 성장했다. 그 중 ‘매일우유소프트콘’, ‘아이셔빅구슬’, ‘가나초코아이스바’를 비롯한 크로스오버 아이스크림 매출만 따져보면 49.3%나 증가했다. 전체 아이스크림 매출에서 크로스오버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4%에 달한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롯데푸드와 함께 음료 ‘2%아쿠아’와 ‘2%복숭아’를 여름철 수요가 높은 펜슬류(쭈쭈바류)와 아이스컵류, 파우치류 등으로 재탄생시켰다.
업계는 소비자들이 크로스오버 상품을 통해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찾는 재미를 느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원래 특정 카테고리로만 인식되던 상품이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카테고리 상품이 되면서 특별한 가치가 더해진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택 기준이 이성에서 감성으로,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전환된 점도 크로스오버 상품의 성공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세븐일레븐 측은 분석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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