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26일 청와대를 떠나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발전을 희구하는 애국심만은 같으리라 믿는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합쳐줄 것을 호소했다.
조 수석은 이날 청와대 추춘관 단상에 올라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의 소임을 마치고 청와대를 떠난다”며 “존경하는 대통령님을 보좌했던 일, 격무였지만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김조원 신임 정무수석에게 자리를 내주며 남긴 퇴임의 변이다.
조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비전, 의지, 인내, 결단 등을 가까이서 목도했던 경험은 평생 소중히 간직할 것”이라며 청와대 생활을 회상했다. 조 수석은 지난 대선이 끝난 직후인 2017년 5월 민정수석을 맡아 2년 2개월간 문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조 수석의 임기는 문 대통령이 기록한 최장수 민정수석 재직 기간 2년 4개월에 조금 못 미친다.
특히 ‘촛불명예혁명’의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직진했다고 회고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도 자부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적폐청산와 일상에 만연된 반칙과 특권을 없애는 반(反) 부패 개혁을 통해 일군 성과가 적지 않다는 뜻으로 들린다.
직무수행 과정에 불가피하가 여론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었던 데 대한 이해도 구했다. 조수석은 “민정수석의 관례적 모습과 달리, 주권자 국민과 공개적으로 소통하면서 업무를 수행했다”며 “업무수행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부분이 이었다. 오롯이 저의 비재(非才ㆍ변변하지 못한 재주)와 불민(不敏ㆍ어리석고 둔한) 탓”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비판해 온 여당과 언론을 향해서도 존중의 의사를 표했다. 조 수석은 “저를 항해 격렬한 비난과 신랄한 야유를 보내왔다”며 “고위공직자로서 기꺼이 감내해야 할 부담이었고, 반추(反芻ㆍ되돌아보며 음미함)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발전을 희구하는 애국심만큼은 같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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