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짜 친모’ 사건 후 CCTVㆍ산부인과 탐문수사… 범행일체 자백, DNA 검사‘일치’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신생아 유기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전면 재수사 7일만에 친모를 검거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당초 친모로 특정해 신생아를 유기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A씨를 ‘혐의 없음’ 의견으로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신생아 유기 장소였던 마을 입구 및 사설 폐쇄회로(CC)TV 분석과 시내 3곳의 산부인과 등에 대한 탐문수사를 통해 40대 여성 B씨를 영아 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애초 경찰이 신생아 유기시점으로 파악한 11일보다 이틀 전인 9일 오후 6시 자신의 집에서 아기를 출산했다. 이후 그 다음날 남편에게 “알고 지내는 사람이 할머니에게 아기를 맡겨 달라고 했다”면서 이날 오전 10시30분쯤 범행장소로 이동, 아기를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DNA) 감식을 긴급 의뢰한 결과, 이날 오후 친모가 맞다는 회신을 받았으며 B씨로부터 범행 일체도 자백 받았다고 전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몸이 좋지 않은 데다, 여러 가지 사정상 아기를 양육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아기를 발견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에게 맡겨서 키워줄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도 했다"며 "유기 이후 뉴스를 보고 죄책감에 마음이 아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장소의 경우엔 B씨가 직장 일을 하면서 평소 알고 있는 곳이어서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 남편 차량도 유기한 마을 진ㆍ출입 과정이 CCTV에서 확인됐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한편 이달 11일 오전 7시즘 밀양의 한 주택 헛간에서 탯줄이 달린 채 버려진 신생아를 이 마을 70대 노인이 발견하면서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신생아는 창원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으며 현재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지내고 있다.
경찰은 범행 장소 인근 마을의 40대 여성을 친모로 특정, 범행 일체를 자백 받고 불구속 입건했지만 지난 18일 국과수 DNA 감정 결과 불일치 판정을 받고 19일부터 전면 재수사(★관련기사, 22일자 본보 10면 참조)에 착수했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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