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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영국 총리, 각료 70% 물갈이 ‘내각 대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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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영국 총리, 각료 70% 물갈이 ‘내각 대학살’

입력
2019.07.25 16:58
수정
2019.07.26 01: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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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는 친중국... 많은 투자 원한다” 인터뷰도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가 24일 총리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가 24일 총리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25일(현지시간) 하원에서의 취임 일성은 “영국을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였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떠오르는 지점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지지자를 중심으로 각료 70%를 단칼에 교체하면서 ‘노 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영국 언론들은 “내각 대학살의 오후(더타임스)” “무자비한 존슨의 복수(가디언)” 등의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존슨 총리는 24일 브렉시트 강경파 인사가 대거 포함된 내각을 발표하며 브렉시트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외무장관에는 지난해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브렉시트안에 반발해 사퇴했던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이 발탁됐으며, 재무장관에는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이, 내무장관에는 프리티 파텔 전 국토개발부 장관이 임명됐다. 그 외 리즈 트러스 재무부 수석부장관이 국제통상부 장관에 기용되는 등 브렉시트 찬성파가 요직을 차지했다.

한편 미국과 패권경쟁 중인 중국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그의 당선에 쌍수를 들고 환영 인사를 건넸지만, 존슨 총리는 “친중국”을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전날 신임 보수당 대표로 당선된 직후 홍콩 봉황TV 인터뷰에서 “영국의 새 정부는 매우 친중국 성향일 것”이라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야심작인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에 대해 “매우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영국 경제는 유럽에서 가장 개방적”이라며 “중국이 영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해주기를 부탁한다”고도 말했다.

존슨 총리가 취임과 동시에 중국에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은 그가 브렉시트 초강경파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오는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는 그의 공약대로라면 영국은 3개월 안에 유럽 시장에서 떨어져 나오게 된다.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존슨 총리는 이 때문에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사태 등 중국 입장에서 민감한 이슈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보수당 대표 경선이 진행 중이던 지난 3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영국에서 중국 기업은 매우 환영 받지만, 그렇다고 국가안보와 타협할 순 없다”면서도 화웨이 금지 여부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홍콩 시위에 대해선 “중국 정부가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국가 두 체제)를 준수해야 한다”며 시위대 지지를 표명했지만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 제러미 헌트 전 외무장관에 비해 절제된 모습이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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