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가 ‘믿고 보는’ 정경호X박성웅 조합에 코믹 판타지를 더해 마성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서울에서는 tvN 새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이하 ‘악마가’)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정경호, 박성웅, 이설, 이엘, 송강을 비롯해 연출을 맡은 민진기 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31일 오후 첫 방송되는 ‘악마가’는 악마(박성웅)에게 영혼을 판 스타 작곡가 하립(정경호)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인생을 걸고 일생일대 게임을 펼치는 영혼 담보 코믹 판타지 드라마다.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 이후 2년 만에 차기작을 선보이게 된 민진기 감독은 이날 “이 작품은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해서 악마에게 영혼 거래를 한 서동천이라는 한물 간 무명가수가 10년 간 최고의 삶을 살다가 계약 만료가 된 시점에 계약 연장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재능이 진짜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한 소녀의 것을 훔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고 스토리를 설명했다.
정경호는 극 중 10년 전 혜성처럼 나타나 온갖 장르를 넘나드는 히트곡 제조기가 된 당대 최고의 스타 작곡가 하립 역을 맡는다. 하지만 사실 그는 악마에게 영혼을 판 대가로 부와 성공, 젊음을 거머쥔 56세 무명가수 서동천이다.
스타 작곡가 역할로 새로운 연기 변신을 예고한 정경호는 “그 동안 비슷한 역할들을 몇 번 맡아봤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전문성을 많이 띄어야 하는 역할이라서 준비를 많이 했다”며 “이번 역할을 통해 매 작품 하면 할수록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되는 것 같다. 집중을 많이 하려고 하다 보니 매번 진실 되고 다른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더라. 이번에도 보여드릴 모습이 많은 것 같다.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정경호는 56세의 무명가수 서동천으로 1인 2역을 소화할 예정이다. 두 인물을 소화하게 된 정경호는 1인 2역 연기에 대해 “서동천을 연기 할 때는 4시간가량 분장을 하는데 분장을 받고나면 너무 지쳐서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왔던 것 같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인물이 표현될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성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악마적’ 연기로 유명한 톱스타 배우 모태강 역을 맡았다. 무명 시절을 거쳐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그는 사실 악마가 실제로 빙의된 상태로, 인간과 영혼 계약을 맺고 그 몸을 숙주 삼아 살고 있는 ‘류’가 악마의 본 정체다.
정경호와 박성웅은 지난 해 OCN ‘라이프 온 마스’에서 호흡을 맞춘 이후 1년 만에 또 한 번 같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앞서 박성웅의 캐스팅은 정경호의 추천으로 성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바, 이에 대해 박성웅은 “‘정경호 배우가 이 역할은 선배밖에 할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해서 대본을 읽어보기 위해 만나기로 했는데, 그 자리에 감독님을 모시고 나왔더라. 그래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박성웅은 “작품도 좋았고, 정경호 배우랑 하는 것도 좋았다.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며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로 현장이 항상 웃음바다였다. 출연 전 정경호 배우랑 같이 한다는 걸 당연히 알고 있었고, 더 기대가 됐다.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경호는 “‘라이프 온 마스’ 이후 휴식기를 가지면서 대본을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그런데 악마 역할에 박성웅 선배님 외에 떠오른 분이 없더라. 그래서 슬쩍 말씀을 드린 뒤 감독님을 모시고 가서 같이 밥을 먹었다. 덕분에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민진기 감독은 박성웅의 캐스팅에 대해 “박성웅 배우에게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루트가 정경호 배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빅픽처였다고 볼 수 있겠다”며 “악마를 처음부터 생각했을 때 악마의 코미디적 부분, 카리스마, 포스를 뿜어낼 수 있는 배우가 과연 있을까를 생각했다. 그런데 박성웅 배우의 컨택 포인트가 없었다. 정경호 배우 분께서 (박성웅을) 추천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추천해 주시고 소개까지 해주셨다. 그래서 운 좋게 캐스팅 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경호는 이날 정오 공개된 OST에 가창으로 참여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 외에도 박성웅, 이설 등이 이후 OST 참여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박성웅은 “저도 OST를 1절까지 녹음을 마친 상태다. 그런데 원곡이 너무 세다보니 노래를 잘 해도 중간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설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지는 불운의 아이콘 김이경 역을 맡았다. 불행한 가정사로 18세 때 소년범이 됐고, 대중 앞에 결코 설 수 없게 된 비운의 싱어송라이터다.
이설은 대역 없이 연주 장면을 소화했다는 소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설은 “12월부터 기타를 직접 배워서 직접 연주를 했다”며 “기타라는 게 처음에 손에 익는 시간들이 조금 길더라. 굳은살도 많이 박히고 코드를 바꾸는 것도 어려워서 계속 잡고 있었다. 일어나서 치고 밥 먹다가도 치고, 화장실 다녀오면서도 치면서 생활을 함께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처음보단 잘 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엘은 하립의 소속사인 소울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지서영으로 분한다. 10년 전 하립을 발굴해 지금의 자리에 올린 특급 공신으로, 옛 연인 모태강이 이충렬에 의해 새로운 소속 배우로 등장하며 혼란에 빠진다.
몬테네그로에서 온 하립의 신예 어시스턴트 루카 역은 송강이 맡았다. 피아노와 기타 연주는 기본, 못 다루는 악기가 없고 작곡 실력도 출중한 ‘4차원 꽃소년’으로 분한다.
송강 역시 악기 연주신을 직접 소화하며 색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송강은 “어렸을 때도 피아노를 조금 쳐서 계이름 정도는 읽을 수 있었는데, 기타는 처음 접해보는 거라 어렵더라. 저도 이설 누나처럼 생활 하면서 기타를 많이 연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송강은 작품을 위해 세르비아어를 배우는 열정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마가’의 막내로 굵직한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송강은 “처음에 대선배님들이셔서 너무 긴장이 많이 됐었다”며 “찍을 때 폐가 되면 어떡하나 싶어서 전날 잠도 못 잤는데 촬영장에서 너무 편하게 해 주셔서 여유롭게 잘 찍었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 민 감독은 “저희 작품이야 말로 판타지, 휴먼, 음악, 서스펜스 등 모든 것들이 포함된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코미디가 섞여있다”며 작품의 차별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특히 정경호 배우의 코믹한 연기가 많이 포진돼 있다. 다른 배우들도 코미디가 강하신 분들이 많다. 코미디를 양념으로 즐기실 수 있다. 그래서 ‘영혼 담보 코믹 판타지’로 명명했다. 그런 점이 차별점이 아닐까 싶고, 올 여름 더위를 완벽하게 날려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이며 첫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다.
‘악마가’는 오는 31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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