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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혁신이 미래다] 금융권, 될성부른 벤처기업에 ‘키다리 아저씨’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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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혁신이 미래다] 금융권, 될성부른 벤처기업에 ‘키다리 아저씨’가 되다

입력
2019.07.26 04: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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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기업 투자 나선 금융사

주요 금융사의 스타트업 투자 현황 및 주요 계획. 그래픽=박구원 기자
주요 금융사의 스타트업 투자 현황 및 주요 계획. 그래픽=박구원 기자

우리금융은 2017년 핀테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에이젠글로벌’에 10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2016년 설립된 에이젠글로벌은 고객 금융회사의 데이터를 머신러닝ㆍ딥러닝 등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상품 개발, 디지털 마케팅, 리스크 관리 등의 예측 모델을 제공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돕는다. 투자 당시 에이젠글로벌은 직원 6명, 매출 1억원의 작은 회사였지만 우리금융은 가능성을 보고 통 크게 베팅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우리은행은 에이젠글로벌과 협업해 고객의 충성도나 연체 가능성을 예측하고 이에 기반해 대출한도 및 금리를 산출하는 ‘AI연체예측플랫폼’을 2017년 국내 최초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투자로 성장궤도에 오른 에이젠글로벌은 지난 2월 미국의 대표적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의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나 은행들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해 ‘떡잎’부터 다른 벤처기업을 적극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대출보다 위험성이 큰 투자에 적극 나선 데에는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을 뒷받침하는 한편으로 새로운 상품ㆍ서비스 개발을 통해 성장의 한계를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ㆍKB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주요 금융사들은 지난 상반기 그룹 차원의 혁신금융추진협의체를 각각 꾸리고 우수 스타트업ㆍ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여신 지원에 매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스타트업 발굴ㆍ육성 프로그램 ‘신한 퓨처스랩’ 등을 통해 올해부터 향후 5년간 2조1,000억원을 창업ㆍ벤처ㆍ기술형 우수기업에 직간접 투자한다. 앞서 신한금융은 혁신기업에 2017년 2,234억원, 지난해 3,715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5월까지 2,481억원을 집행했다.

KB금융도 계열 벤처캐피탈회사 K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상반기 창업ㆍ벤처ㆍ중소기업 37개사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지난해 연간 투자금액(900억)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올해 투자 규모는 2,000억~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해 KB금융이 최근 출자한 500억원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향후 5년간 매년 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결성된 8개 펀드를 통해 올해 상반기(34개사 1,454억원)까지 모두 60개사에 3,112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기업 중에는 바이오ㆍ헬스케어ㆍ의료기기 등 생명과학 관련 업체가 25% 수준으로 가장 많았다. 하나금융은 또 올 상반기 1,000억원 규모의 ‘하나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편드’를 추가로 결성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향후 5년간 직접투자, 그룹 주도 혁신성장펀드 조성, 정부 주도 혁신모험펀드 간접투자 등 ‘혁신성장 3종 세트’에 총 2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직접 투자(1,000억원 규모)의 경우 우리은행이 공모를 통해 발굴해 내부 평가를 거친 기업에 회사당 최대 10억원을 투자하고 기업공개(IPO)까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농협금융은 중소ㆍ벤처기업의 혁신성장과 농산업 분야의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고 향후 5년간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계열사별로 분산된 투자역량을 그룹 차원으로 결집하기 위해 연내 벤처캐피탈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유휴공간을 활용해 창업기업에 금융ㆍ비금융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창업육성플랫폼 ‘창공’을 통해 2022년까지 기업 500여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2017년 12월 처음 선보인 창공은 지난달 말 기준 119개의 혁신ㆍ창업기업을 발굴해 175억원(투자 106억원, 대출 69억원)을 지원하고 컨설팅, 기업설명회(IR) 등을 도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 입장에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투자는 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이 크지만, 투자 기업이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금융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두각을 보이고 있는 핀테크 업체들과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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