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가 낮아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부업ㆍ불법사금융 대출을 이용하는 서민층의 부담을 덜어줄 대안 상품이 9월 초 출시될 예정이다. 일정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연 17.9% 금리로 최대 700만원을 이용할 수 있다.
25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은행권과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고금리 대출 대안상품 출시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정책금융을 통해 서민층 금융부담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마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양호한 6등급 이상 소비자들이 주된 대상이었다. 그 결과 7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은 대부업체 등을 통해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는 13개 시중은행과 협의해 9월2일부터 연 17.9% 단일금리로 최대 7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금리 수준을 홍보하기 위해 상품 이름도 ‘햇살론17’이다. 연 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이면서 연 소득 4,500만원 이하인 사람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심사 결과 소득 대비 부채가 과도하게 높거나 연체 상태만 아니면 가급적 대출을 내어줄 방침이다. 자금 용도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기존 고금리 대출을 대환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가계 이자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성실하게 갚으면 매년 금리가 낮아지는 것도 특징이다. 햇살론17은 3년 또는 5년 원리금 균등분할 방식으로 상환이 가능하다. 연체하지 않으면 3년 상환의 경우 매년 대출이자가 2.5%포인트씩 내려가 3년 차엔 12.9%까지 떨어진다. 5년 상환일 땐 매년 1%포인트씩 내려가 13.9%까지 낮아진다.
금융위는 국민행복기금의 여유 자금을 활용해 햇살론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 2,000억, 내년엔 5,000억원을 공급해 7만~10만명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다. 이를 통해 2년간 약 900억원의 이자를 아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명순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시범운영 결과가 좋으면 내후년부턴 연간 1조원 규모로 공급 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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