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톺아보기] ‘쌤’은 얕잡아 보는 호칭인가?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우리말 톺아보기] ‘쌤’은 얕잡아 보는 호칭인가?

입력
2019.07.26 04:40
0 0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초에 서울시교육청은 조직문화 혁신방안의 하나로 구성원 간 호칭을 ‘○○쌤’, ‘○○님’으로 통일한다고 발표해 엄청난 반발이 있었다. 교원 단체에서는 ‘선생님’을 못 쓰게 하고 ‘교사들을 얕잡아 보는 호칭’인 ‘쌤’을 학생들이 쓰게 하는 것은 교사들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샘/쌤’은 1999년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나오지 않는다. 2009년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는 ‘샘’만 실렸고, 2016년부터 공개된 ‘우리말샘’에는 ‘샘’과 ‘쌤’ 모두 들어 있다. 그런데 이 말을 ‘주로 학생들이 쓴다’고 하여 학생들의 은어처럼 기술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 교사나 학원 강사들도 서로 ‘샘/쌤’을 쓰고 있으며, 병원 근무자들도 마찬가지다. 한 연구에 따르면, 대학에서 가르치는 사람에게 ‘샘/쌤’으로 호칭한다는 교수들이 응답자의 60%로 나타났다.

교원 단체에서 ‘쌤’이 교사를 얕잡아 보는 호칭이라고 반발했으나 국어사전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오히려 학생들은 아무에게나 ‘샘/쌤’을 쓰는 것이 아니라 친근하고 호감이 가는 교사들에게 긍정적 태도에서 쓴다. ‘선생님’을 못 쓰게 하고 일괄적으로 ‘님’, ‘쌤’을 강제하려 한 것이 문제였지만 호칭어 ‘쌤’ 자체에 언어적, 사회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표준 언어 예절’의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인데, 두루 높임의 사회적 호칭으로 ‘님’과 함께 ‘샘/쌤’을 추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성인들 사이에서 두루 쓰는 호칭어로 ‘사장님’ 대신 ‘선생님’이 자리 잡았다. 격식적 표현 ‘선생님’을 기본으로 하면서, 비격식 형식 ‘샘/쌤’을 쓰도록 하면 상대방에 대한 존중심과 함께 친근감 표현이 가능하고, 언어 경제성에서도 유리하다.

이정복 대구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우리말 톺아보기
한국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네이버엣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