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월 결제자 수 1,000만명에 달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대출, 보험까지 가능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에서 시작해 중국의 카드사와 은행을 대체한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처럼 자체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사내 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해 오던 네이버페이를 물적 분할 형태로 분사한다고 24일 공시했다. 새로운 법인에는 네이버의 전략적 파트너 미래에셋이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네이버 측은 “양사의 핵심 역량을 융합해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서 본격적인 시장 흐름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법인 ‘네이버 파이낸셜 주식회사’(가칭)는 기존 네이버페이가 제공하던 결제 기능에서 더 나아가 대출과 보험, 투자 등 금융 사업 전반 영역에 진출할 계획이다. 간편결제와 송금 기능에 치중하던 카카오페이가 지난해부터 투자 기능을 선보이며 ‘테크핀(Tech-Fin)’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금융회사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핀테크’ 서비스와 달리 테크핀은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기술회사가 중심이 돼 금융 기능을 접목하는 서비스다.
네이버의 ‘믿는 구석’은 국내 최대 수준의 월 결제자 수다. 네이버 측은 “테크핀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결제자 수”라며 “결제는 단순히 돈을 이체하는 송금과 달리 사용자가 상품을 소비하면서 돈을 지불하는 고관여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월 사용자 수가 5억명에 달하는 중국의 알리페이의 경우 온라인 및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통해 결제자 기반을 단단히 다진 이후 투자와 대출, 신용평가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는 회원가입부터 배송조회까지 온라인 쇼핑에서 이용자들이 불편해했던 흐름을 한번에 이어주며 결제 편의성을 높여왔다”면서 “알리페이와 같이 국내에서 네이버페이 중심의 금융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법인의 대표이사는 그 동안 네이버에서 기술, 서비스, 비즈니스 영역 등을 총괄해온 최인혁(48)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겸직한다. 최 신임대표는 삼성SDS를 거쳐 2000년 네이버에 합류, 그 동안 네이버에서 서비스본부장과 서비스기술담당이사(CTO), 비즈니스총괄 등을 맡아왔다. 신규 법인은 9월 중으로 예정된 임시 주총 승인 절차를 거쳐 11월 출범할 예정이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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