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안보상 우호국 명단인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2차 경제보복’ 추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일본 정부가 정한 해당 법령 개정안 의견 수렴 마감일인 24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방침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공식 의견서를 일본 측에 전달했다. 앞서 국내 경제 5단체와 주요 기업들도 방침 철회 요청 의견서를 냈다.
그러나 일본은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세계무역기구(WTO) 연설 외에, 도쿄 주재 각국 대사관 등에 대한 정부 설명회를 통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정치와 무관하며 수출관리 체제 미흡 때문이라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NHK는 일반 의견 수렴 결과에 대해 “이례적으로 1만건이 넘는 의견이 접수됐으며, 일본 정부 조치에 찬성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일본 국민들의 지지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나라가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3개 반도체 소재ㆍ부품에 이어 약 1,100개에 이르는 일본과의 전략물자 교역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야말로 ‘경제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셈이다. 정부는 우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교역 및 생산 차질에 따른 국내 기업 지원 체제를 물샐 틈 없이 즉각 가동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아울러 일본의 부당성을 알리는 국제 여론전 외에, 화이트리스트 제외 적용이 예상되는 시점인 8월 22일 전에 대일 협상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통해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본은 이 사안의 중대성을 재인식할 필요가 크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안보 우호국으로 보지 않는다는 선언이다. 우리로서도 정부와 정치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등 상응 조치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 경우 동북아에서의 한미일 3자 협력체제가 뿌리부터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외교적 해결 요구에 일본이 끝까지 불응해 그런 사태를 부른다면 책임은 전적으로 아베 정부에 있음을 일본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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