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4일 발표한 국방백서에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HADㆍ사드) 배치에 대해 “지역 전략 균형과 안보 이익을 훼손했다”고 명시했다. 중국이 국방백서에 사드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이날 ‘신시대 중국 국방’이라는 제목의 ‘2019년 국방백서’를 발표했다. 2015년 이후 4년만이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기간 세 번째 국방백서다.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미국과 중국 간 경쟁 심화로 안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백서는 “세계 경제와 전략 중심이 아태 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주요 국가 경쟁의 장이 되고 지역 안보에 불확실성을 가져오고 있다”며 “미국은 아태 군사동맹 및 군사배치 개입을 강화하며 복잡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했다.
특히 “미국이 한국에 배치한 사드 체계는 지역의 전략 균형을 심각하게 파괴했고, 지역 국가의 전략 및 안보 이익을 크게 훼손했다”며 동아태 안보 긴장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사드를 지목했다.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보복은 잦아들었으나, 사드가 자국 안보를 훼손했다는 중국의 근본적 인식에는 변함이 없음이 재차 확인된 것이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백서는 “정세가 완화됐지만 불확실한 요소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백서는 또 “중국은 영원히 패권 확장을 도모하지도, 세력 확장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실제로는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당장 미국을 자극하는 언사는 피하겠다는 의도다.
동시에 ‘15식 탱크’와 ‘052D 구축함’, ‘젠(殲·J)-20 전투기’, ‘둥펑-26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육ㆍ해ㆍ공ㆍ로켓군을 대표하는 주요 전투 전력으로 소개하며 군 현대화 계획 성과를 과시했다. 이 가운데 052D형 구축함은 지난 4월 국제 관함식에서 시 주석이 직접 갑판에 올랐던 함정으로 약 20척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서는 “중국 군이 노후 장비 퇴출을 확대하고 첨단 신기술 장비가 골간이 되는 무기 장비 체계를 점점 갖추고 있다”며 “2035년 군 현대화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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