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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황제’ 드레슬의 가슴 찡한 스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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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황제’ 드레슬의 가슴 찡한 스카프

입력
2019.07.24 15:24
수정
2019.07.2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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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접영 50m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미국의 케일럽 드레슬이 스카프로 메달을 가린 채 시상대에 올랐다. 광주=연합뉴스
22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접영 50m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미국의 케일럽 드레슬이 스카프로 메달을 가린 채 시상대에 올랐다. 광주=연합뉴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7관왕에 도전하는 새로운 ‘수영 황제’ 케일럽 드레슬(23ㆍ미국)은 지난 22일 남자 접영 50m 시상식에서 목에 건 금메달을 스카프로 묶었다. 자랑스러운 메달을 가린 이유를 두고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까봐, 드레슬은 “메달을 숨기려 한다거나, 불쾌함을 나타내는 표현 같은 건 전혀 아니다”라고 먼저 해명한 뒤 특별한 사연이 담긴 스카프를 소개했다.

드레슬의 스카프는 2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등학교 은사 클래어 맥쿨의 유품이다. 이 스카프는 고 맥쿨의 남편이 선물로 드레슬에게 건넸다. 드레슬은 “내 좋은 친구이자, 선생님이었던 그녀와 관련된 유일한 물건이라 갖고 다닌다”며 “메달을 스카프로 묶음으로써 그녀가 나와 함께 시상대에 오를 수 있길 바랐다”고 진지하게 설명했다. 대회 때마다 은사의 스카프를 꼭 챙기는 그는 은퇴하는 순간까지 스카프를 손에서 놓지 않기로 했다.

드레슬은 또 고등학교 때 은사에게 받은 무술 책 ’Zen in the Martial Arts’를 읽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그는 “유명한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17세 때부터 읽어서 현재 세 번째 읽고 있는 중”이라며 “특히 경기를 앞두고 읽으면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책은 매일 신체적인 힘과 정신력을 키울 수 있는 원리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레슬은 “매번 볼 때마다 새로운 점을 느낄 수 있어 좋다”면서 “지금은 빨리 읽어 한 단락만 남겨 놓고 있는데, 다 읽으면 또 반복해서 읽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2일 경기 당일 아침 긴장감 때문인지 심장 박동 수치가 150까지 뛰었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불안해지기도 한다”며 “걷고 책을 읽으면서 벗어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2007년 자신의 우상 마이클 펠프스(은퇴ㆍ미국)가 기록한 한 대회 역대 최다인 7관왕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드레슬은 이번 광주대회에서도 메달 싹쓸이 준비를 마쳤다. 그는 “메달 숫자를 세려고 온 것이 아니다”라며 “나 자신과 물, 코치 세 가지만 있으면 완전 행복하고 그 밖엔 아무 것도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때로는 정신적, 육체적인 고난이 있지만 스포츠는 나 자신을 이겨야 하고 그게 또 스포츠의 묘미”라며 “이번 대회를 마치면 7명의 친구들과 크루즈 여행을 가서 휴식을 즐기겠다. 배 안에 수영장이 있기는 하지만 그 곳에서 훈련은 안 할 것”이라고 웃었다.

광주=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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