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불매운동에 제동 우려 “불법행위 근절” 목소리
경기 수원의 한 유니클로 매장에 진열된 흰색 양말 수십 켤레에 빨간색 립스틱을 칠한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불매운동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불매운동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이런 불법행위를 근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21일 수원시내 한 유니클로 매장에 진열된 옷과 양말 등 40여만원 상당의 제품을 누군가 고의로 훼손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수사에 나섰다고 23일 밝혔다. 이 매장은 10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비슷한 방식으로 의류가 훼손되자 고의적 범행이라고 판단해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용의자 추적에 나섰으나 범행 장소가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라 용의자를 특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불매운동 차원에서 벌어진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유니클로 한국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다른 지점에서 유사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불매운동과 관련한 사건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선 이를 불매운동의 극단적 사례로 보고, 무분별한 방법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불매운동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불법행위는 하지 말자”(maxw****), “저런걸 애국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부끄러운 행동이다”(hanb****), “불매운동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이런 불법행위는 절대 동조하거나 눈 감아주어선 안 된다”(pour****)는 지적이 쏟아졌다.
불매운동에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해 정당한 ‘반일 행동’을 독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몇몇 누리꾼은 “범죄자는 잡아서 처벌하고 불매운동은 끝까지 가야 한다”(mant****) “돌아오는 광복절엔 대대적으로 ‘정상적인’ 반일 행동을 해보자”(khj9****) 등의 의견을 냈다.
최근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된 유니클로는 일본 본사 임원이 “한국 불매운동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더욱 뭇매를 맞았다. 유니클로는 17일 공식사과에도 여론이 식지 않자, 22일 사과문을 통해 “해당 발언은 (불매운동의) 영향이 오래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였으나, ‘바란다’고 명확히 이야기하는 대신 ‘생각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해 본래 의도와 달리 전달됐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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