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자신의 기도원에 불을 지른 뒤 보험금을 타내려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ㆍ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목사 김모(65)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5월 5일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은평구의 한 건물 지하층 기도원에 일부러 불을 지르고 3일 뒤 “기도원을 비운 동안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며 보험사에 화재 신고를 했다. 김씨는 보험금 9,475만원을 청구했지만 방화를 의심한 보험사가 경찰에 신고하며 덜미가 잡혀 기소됐다. 조사 결과 김씨는 방화 일주일 전인 지난해 4월 30일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료 10만원을 납부한 상태였다.
재판부는 “방화는 불길이 다른 곳으로 번질 경우 다수의 생명이나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어 그 자체로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계획 범행을 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발화를 원활하게 하려고 신문지 등을 준비하는 치밀함을 보였고, 화재보험 관련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 받는 등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뒤늦게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불길이 건물의 다른 부분까지 번지지 않은 점, 범행이 미수에 그쳐 취득한 이익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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