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산 원유 제재를 위반한 중국 국영 기업에 제재를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이란산 원유에 대한 자국의 제재를 어긴 것과 관련해 중국 기업과 경영진을 제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또다른 암초가 생긴 것이다. 양국 간 긴장은 물론 걸프만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도 한층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해외참전용사회(VFW) 전국대회 기조연설에서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캠페인의 일환으로 미국은 주하이전룽(珠海振戎公司)과 이 회사 최고 경영자 리유민(李右民)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어떤 제재도 실제로 집행될 것이라고 줄곧 말해왔다”며 “그들은 (이란) 원유를 받아들임으로써 미국 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더 많은 돈이 아야톨라(이란 최고 지도자)에게 가서 미군, 선원, 공군, 해병을 투입하고 그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도 폼페이오 장관이 발표한 중국 회사와 인물을 이란 관련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중국은 시노펙(SINOPECㆍ中國石油化工)과 국영 난광(南光)그룹의 자회사인 주하이전룽 등 국영기업체들을 통해 이란산 원유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들어 5월까지 약 1,200만톤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를 발표한 지난 4월 22일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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