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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암 극복하고 금빛 물살 가른 에이드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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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암 극복하고 금빛 물살 가른 에이드리언

입력
2019.07.23 11:02
수정
2019.07.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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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영대표팀 내이선 에이드리언이 21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400m 계영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광주=AP 연합뉴스
미국 수영대표팀 내이선 에이드리언이 21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400m 계영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광주=AP 연합뉴스

미국 수영 국가대표 네이선 에이드리언(31)은 올해 초 고환암 진단을 받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등 5개의 올림픽 금메달과, 8개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건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암 앞에서 미국의 수영 영웅도 잠시 흔들렸다. 삶의 불안감 속에 불면이 이어졌고, ‘수영이 아닌 다른 길을 찾아야 하나’ 방황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수영을 포기하지 않았고, 암 진단을 받은 지 반년 만인 21일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계영 400m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번 시상대 맨 위에 섰다.

계영 400m 결승에서 케일럽 드레슬(23), 블레이크 피에로니(24), 재크 애플(22)에 이어 미국의 마지막 영자로 이름을 올린 에이드리언은 100m를 47초 08초 만에 주파, 대회 신기록(4명 합계 3분 09초 06)을 작성하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미국의 2연패를 확인한 에이드리언은 주먹을 불끈 쥐며 부활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9번째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미국 언론과의 언터뷰에서 “의사로부터 ‘당신은 암에 걸렸다’는 얘기를 듣는 건 어느 누구도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며 “하지만 나의 경우 ‘수술 만으로도 치료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지난 1월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암 투병 소식을 전한 그는 두 차례 수술을 받은 뒤 곧바로 수영장에 복귀해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미국수영연맹의 믿음도 큰 힘이 됐다고 한다. 미국수영연맹은 “지금은 에이드리언의 건강이 가장 우선이고, 우리는 그의 회복을 돕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겠다”며 에이드리언의 국가대표 신분을 유지하는 한편 뒷바라지까지 했다. 그 결과 에이드리언은 지난 4월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완치 판정을 받았고 이번 대회 준비에 몰두할 수 있었다.

이번 금메달은 선수 본인의 굳은 의지와 미국 수영연맹의 선수에 대한 믿음이 함께 만들어 낸 작품이란 평가다. 덕분에 2020년 도쿄 올림픽으로 향하려는 에이드리언의 목표는 더욱 뚜렷해졌다. 에이드리언은 “수영은 나를 집에 돌아온 것처럼 편하게 만든다”며 “세 명의 계영 동료들이 원래 내가 있던 곳(수영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왔다”면서 팀 동료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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