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체 보도… 신포조선소 방문한 듯
“새로 건조… 동해 작전배치 앞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만간 작전배치할 잠수함을 시찰하고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북한 관영 매체가 23일 보도했다. 실무협상에 임하라는 미국의 요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해 저강도이긴 하지만 군사적 압박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보시며 함의 작전전술적 제원과 무기전투체계들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하셨다”며 “잠수함이 각이한 정황 속에서도 우리 당의 군사전략적 기도를 원만히 관철할 수 있게 설계되고 건조된 데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셨다”고 밝혔다. 건조된 잠수함은 동해 작전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작전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잠수함의 제원이나 김 위원장의 방문 지역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전날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이 21일 함남에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 참여했다고 보도한 것을 고려하면 신포조선소를 방문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4월과 6월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상업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신포조선소에서 탄도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동서가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잠수함의 작전능력은 국가방위력의 중요한 구성 부문”이라며 “잠수함을 비롯한 해군 무장장비 개발에 큰 힘을 넣어 국가방위력을 계속 믿음직하게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잠수함 활용, 수중 작전 및 국방 과학 및 잠수함 공업 부문의 임무와 전략적 과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한다. 이날 시찰엔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홍영칠ㆍ유진ㆍ김정식 등 당 군수공업부 간부들,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등이 함께 했다.
미국이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는 북한을 채근하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새 잠수함 시찰 및 잠수함의 작전배치 임박 정황까지 굳이 강조한 건 미국을 압박하려는 북한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달 16일 북한은 한미가 연합군사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직접 한 약속을 파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실무협상에서 미측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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