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이 야누스적 면모를 드러냈다.
지난 22일 방송된 tvN ‘60일, 지정생존자’에서는 기적과 음모 사이, 선과 악의 경계에 선 인물 오영석(이준혁)이 숨겨진 야심을 드러내며 한 번도 드러내지 않았던 본색을 공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오영석은 박무진(지진희)에게 국방부 장관직을 제안 받고 이를 수락했다. 반면 야당 대표 윤찬경(배종옥)의 손은 거절했다. 박무진 앞에서는 믿음직한 국방부 장관 적임자로 보였던 그가 윤찬경의 손을 거절할 때는 대담하고 차가운 인물로 돌변했다. 그간 속내나 감정을 드러낸 적 없던 오영석이기에 처음으로 드러낸 야누스적 두 얼굴은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오영석은 윤찬경에게 “백령 해전 당시 대표님, 어디 계셨습니까?”라고 물었다. 백령 해전 승전의 주역인 오영석이 당시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윤찬경을 저격하며 강하게 압박한 것이다. 이어 “지휘본부의 무리한 작전으로 저와 전우들이 총탄에 쓰러질 때, 살아남은 전우들이 교전의 상처와 세상의 외면으로 고통 받을 때. 대표님 어디 계셨습니까? 제가 살고 싶은 나라엔 대표님 자리가 없습니다”라고 단호히 말하며 싸늘한 얼굴을 드러내 보는 이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
기적의 생존자에서 국민적 지지를 얻는 정치 스타로 떠오른 오영석은 첫 등장부터 테러를 인지한 빌런 의혹을 받아왔지만 진짜 얼굴을 드러낸 적 없었다. 아직 오영석이 실제 테러와 연계된 인물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처음으로 드러낸 정치적 야심이 극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그가 말한 ‘살고 싶은 나라’는 어떤 의미인지 극의 긴장감을 극에 달하게 만들었다.
오영석의 두 얼굴은 이준혁의 선악을 넘나드는 스펙트럼 넓은 연기로 완성됐다. 박무진과 마주할 때는 신뢰감을 주는 선한 눈빛과 정중한 태도로 오영석을 든든한 면모의 믿음직한 인물로 만든 반면, 윤찬경과 마주할 때는 우위에 선 인물의 자세만으로도 그만의 위압감과 아우라를 자아냈다. 특히 웃는 얼굴에서도 날 선 눈빛을 보이는 디테일한 감정 연기는 오영석의 야누스 모먼트를 열어내며 강한 흡인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처럼 이준혁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다 잡은 열연에 시청자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영석이 등장하는 순간마다 섬뜩하다는 호응과 함께 그가 어떤 인물인지 선악을 구분하려는 뜨거운 반응이 일며 오영석에게 집중된 흥미와 관심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한편, 국민적 지지를 얻는 정치 샛별 오영석이 이제는 국방부 장관 자리를 노리는 가운데, 빌런 의혹을 딛고 정치적 야심을 펼칠 수 있을지 시청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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